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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미래 칼럼] 일상에 한번쯤은 휴식을 허락하자
[청년과미래 칼럼] 일상에 한번쯤은 휴식을 허락하자
  • 청년과미래
  • 승인 2019.05.20 02:28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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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이지수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필자는 지금 휴학생이다. 3학년 2학기까지 마치고 방학을 보내다가 반쯤 충동적이라면 충동적으로 휴학을 신청했다. 다음 학기에 복귀를 할지, 한 학기를 더 쉬고 일 년을 휴학할 지는 아직 고민하고 있다.

내가 휴학을 한 이유는 복합적이었다. 먼저 당시 열심히 쓰고 있던 소설을 여유롭게 완결하고 싶기도 했고 소재를 찾아놓은 다른 글을 더 조사하고 쓰며 해보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 22년 간 쉼 없이 달려온 내 학업에도 잠시 휴식을 주고 싶었다. 직장도 휴직이 있는데(물론 힘들겠지만) 휴학은 안 되리라는 법이 있나.(물론 이것도 결단을 내리는 게 쉽지는 않지만)
지금 휴학의 한창 중간 단계에 와 있는 내 마음에 드는 생각은 주로 이것이다. 쉬기 참 어렵다.

한 학기 아무것도 안 하고 원하는 글만 쓰면서 놀고 싶었는데 내 마음가짐이 허락하지 않았다. 자꾸만 학교에 다니고 인턴을 하는 다른 사람들이 눈에 밟혔고 결국 충동적으로 대외활동을 신청했다. 운 좋게 합격했지만 이번에는 부족하다고 여겨 정신 차려보니 두 개나 더 지원해놓은 상태였다. 

자격증 공부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생각에 압박을 받고 있다. 토익을 따 놓았으니 HSK 시험을 준비하고, 혹시나 모르니 한국사와 컴활도 따 놓고 싶다. 휴학을 해도 끝없는 내 ‘건전한 욕심’에 결국 제대로 쉬는 건지 의문이 살짝 들기도 한다. 쉰다고 해 놓으면서 취업 준비 때문에 정신 건강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요즘 나는 한 번쯤이라도 여유 있게 현재를 돌아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는 중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원인은 역시 휴학이다. 

학교에 다니면서도 꿈과 미래, 원하는 직무를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하지만 미래는 뜬구름처럼 잘 설계되지 않았다. 그런데 휴학을 하고 나서 두어 달 정도가 지나자 드디어 내가 원하는 직무가 잡히기 시작했다. 피로와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며 생각한 시간들이 빛을 발한 모양이었다. 소설도 무사히 완결했고 벌써 구상만 했던 다음 소설까지 쓰고 있다. 미래에 대해 체계가 잡히지 않아 닥치는 대로 남들 다 하는 스펙을 쌓는 게 아니라 드디어 ‘나 맞춤형 스펙’을 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sns에 불행한 휴학생보다 불행한 재학생이 더 낫다는 말도 있지만 나는 현재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학기 정도는 쉼표를 찍고 넉넉하게 고민해보는 걸 추천한다. 생각보다 좋은 효과를 볼 지도 모른다.

사람은 끊임없이 미래를 생각하는 존재라고 한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는 그 순간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간과한다. 자신의 평생을 좌우할 중요한 순간에 다른 일들에 정신이 팔려있으면 스스로에 대해 오롯이 알 수 있는 시간은 살면서 다시없을 지도 모른다. 과감하게 쉬고 일상에 틈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거짓말처럼 머리가 트이며 내 앞에 드리웠던 안개가 반쯤 걷힐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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