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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인간→인공지능' 대체… '고임금 경제' 싱가포르의 고민
일자리 '인간→인공지능' 대체… '고임금 경제' 싱가포르의 고민
  • 김태훈 기자
  • 승인 2019.05.17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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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임금 수준이 높은 싱가포르는 인공지능, 자동화 기술 등이 인간 노동자를 대체하는 상황에서 대처가 더 절실해 보인다.

1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현지매체 투데이 온라인은 청년부터 노년층까지 기술 발달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비해 새로운 기술 습득이 요구되는 가운데 상대적 임금이 높은 싱가포르 노동자는 특히 자동화 기술로 인간 일자리가 사라지는 현상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기술 수준이 발달할수록 장기적으로 노동집약성 인간 업무도 자동화 기술이 대체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임금 수준이 낮은 동남아시아 국가는 글로벌 제조업체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고, 최근 중국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자전거, 타이어, 가구, 의류 등 노동집약도가 높은 산업은 캄보디아, 필리핀, 인도 등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로 이전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상대적 임금 수준이 높은 싱가포르는 이러한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2010년 기준 싱가포르 제조업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19달러로 한국(17달러), 대만(8달러), 말레이시아(3달러), 태국(2달러), 인도네시아(1달러) 등과 비교해 매우 높다.

그렇기 때문에 싱가포르가 글로벌 제조업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저렴한 인건비에 의존할 수는 없고,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등 고숙련 제조업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방향이 유일하다.

켈빈 시아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싱가포르는 인도네시아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보다 임금 수준이 높기 때문에 기업은 자동화 기술을 도입해 일자리를 대체하려는 경향이 더 강하다”며 “또한 노동력이 충분하지 않아 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최소 노동자로 최대한 많은 생산을 달성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6개 동남아시아 국가 중 인공지능 기술 등에 의해 대체될 일자리 비율이 가장 높았다. 2028년 싱가포르 풀타임 노동자 중 20.6%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는데 이는 베트남(13.8%), 태국(11.9%), 필리핀(10.1%), 인도네시아(8.1%), 말레이시아(7.4%) 등보다 더 높은 수치다.

이렇게 자동화 기술 때문에 인간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공포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특히 중장년과 노년층의 두려움은 더 크다. 청년층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데 능숙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하지만 노년층은 새롭게 무언가를 배우기 어렵고, 부양가족이 있거나 은퇴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쉽지 않다.

청소부로 일하고 있는 하산 라흐만(남.62세)은 “새로 발명된 청소기계보다 밀대걸레로 청소하는 편이 더 편하다”며 “청소기계가 유용하다고들 하지만 사용법도 잘 모르겠고 너무 복잡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역시 청소부로 일하는 헌 펙 키엔(여.69세)은 “최근 청소업무를 도와주는 기계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특별히 인간에게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며 “오히려 기계 때문에 내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고 말했다. 고용주는 이들에게 기계를 설치해도 되는지 묻지 않는다. 그리고 청소업무를 완벽히 수행할 수 있는 기계가 개발되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청소 노동자들을 해고할 것이다.

반면에 새로운 교육 개발 기회를 제공받은 사례도 있다. 싱가포르 DBS은행에서 텔러로 일했던 나하리하 모드(여.47세)는 최근 은행지점이 다른 지점과 합병하면서 업무가 없어졌다.

다행히 DBS은행은 그녀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더 효율적으로 새로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고, 이 덕분에 실직을 면할 수 있었다. 그녀는 “솔직히 컴퓨터에 능숙하지 않아 교육을 받기 쉽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내가 변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불필요해질까? 전문가의 의견은 ‘그렇지 않다’이다.

송 셍 운 CIMB은행 싱가포르지점 이코노미스트는 “기존의 제조업이나 반복 업무는 사라지겠지만 심리학이나 사회 커뮤니티 일자리 등 인간개입이 요구되는 일자리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터 테세이라 싱가포르사회과학대 교수는 “단기적으로 자동화 기술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지겠지만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임금이 증가하고 개인화된 서비스업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며 “업무의 성격 자체가 변하는 것이지 인간 업무가 사라진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kth@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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