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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수건 짜다 ‘집배원 사망 우체국’... 2000억 적자에 “부도”우려까지
마른수건 짜다 ‘집배원 사망 우체국’... 2000억 적자에 “부도”우려까지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9.05.20 04:28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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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1960억원 적자 만회할 인건비 절감 등 자구책 방안 돌입
최승묵 집배노조 위원장 "방만경영 적자 현업 전가 옳지 않아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집배원 인력이 부족한 것을 알지만 우정사업본부 형편상 그럴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에요. 올해 약 2000억원 적자가 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비용절감을 위해 올해 집배원 1000명을 충원하기로 한 것도 보류했어요. 뭐 사실상 부도죠.”

집배원 인력부족문제와 위탁택배원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최근 우체국 내부 한 관계자는 뜻밖의 대답을 털어놓았다. 집배원 인력부족문제를 묻는 질문이었는데 내부에서 ‘부도’ 얘기를 꺼낼 만큼 경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최근 이틀새 우체국 집배원이 3명이나 사망한 가운데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가 올해 약 2000억원의 경영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집배인력 1000명 증원 보류 및 집배원 상시출장여비 절감 등 인건비 절감 자구책 방안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19일 아시아타임즈가 입수한 우본 ‘2019년 현금수지 자구책 방안’에 따르면 우본은 올해 경영적자를 1960억원으로 추정하고, 사업비 절감을 비롯해 인건비 절감, 자산활용· 매각 등 자구책 방안에 돌입했다.  

자구책 방안을 보면 우본은 사업비 절감에 576억원, 인건비 절감에 345억원을 보전하기로 했다. 또 자산활용·매각을 통해 390억원을, 초소형택배와 국제사업 등을 통해 320억원, 우편요금 인상 및 추가 자산 매각 등 329억원을 보전하기로 했다.  

특히 인건비 절감 부문에서는 △집배인력 1000명 증원 보류(250억원) △연가보상비 축소(56억원) △집배원 상시출장여비 10% 절감(22억원) △5급 이상 공무원 경영상여금 지급률 축소 140%->110%) △본부 적·청 4급 이상, 총괄국장(4급, 5급) 직책금 4월부터 전액 반납(6억원) 등 구체적인 비용 절감 내용이 담겼다.   

우정사업본부가 올해 약 2000억원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인건비 절감 등 '현금수지 자구책 방안'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올해 현금수지 자구책 방안 내용(사진=제보자 제공)

문제는 집배원 인력이 1000여명이나 필요하지만 증원을 보류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집배원들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 평균 10시~12시간을 근무하며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것인데 지난 12~13일 3명의 집배원이 잇따라 사망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전국집배노동조합은 우본이 인력증원 없이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는 무료 노동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즉 우본이 적자만회를 위해 부족한 인력에도 불구하고 1000여명의 증원까지 보류하는 것은 마른수건 짜내기까지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정부와 전문가들은 부족한 집배원 노동실태조사를 하면서 정상적인 업무를 위해 필요한 집배원이 약 2000여명 더 충원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승묵 집배노조위원장은 “집배원의 하루 평균 노동은12시간이다. 탈진할 정도로 일을 하고 있을 만큼 장시간 노동에 인력증원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그런 가운데 우본은 경영을 방만하게 운영하면서 적자를 현업에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과도한 일을 하고 있는 집배원에게 인력을 적정하게 유지하지 않으면서 현업에 일을 더 시키겠다는 것은 살인과 같다”면서 “우본은 마른수건 짜내기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본 관계자는 “1960억원은 현재 아무런 대책 없이 작년과 같이 경영했을 경우를 추정해 내놓은 적자규모”라며 “올해 경영 상황이 심각하긴 하지만 현재 자구책 방안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집배원 인력부족 문제에 대해 “지난해 집배원 증원을 위해 국회에 예산 증원을 요청했지만 부결됐다”며 “현재는 집배원 분들의 업무량을 조정한다던지 방법을 찾아 계속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에서 부도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는 말에 대해서는 “부도라는 것은 그 분이 잘 모르셔서 하신 말 같다”면서 “부도가 날 수 없고, 우리가 예금 보험이 있고, 거기서 매년 2000억~3000억원씩 벌고 있다. 135년 이끈 조직인데 부도라는 표현은 너무 과격한 것 같다”고 일축했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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