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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토크]이명희·조현아 변호인의 이해하기 힘든 '최후변론'
[뒤끝토크]이명희·조현아 변호인의 이해하기 힘든 '최후변론'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9.05.19 09:44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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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국적기를 이용해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밀수 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 밀수혐의로 기소된 한진가 이명희·조현아 모녀가 각각 징역 1년과 1년 4개월을 구형 받았지요. 검사는 이들 피고인을 구형하면서 이 같이 말했습니다. 

오늘 뒤끝토크는 지난 16일 한진가 두 모녀의 재판과정에서 나왔던 피고인 측의 최후변론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합니다. 언론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꽤 재미있는 발언들이 나왔기 때문이지요.  

인천지법 316호 법정에서 진행된 한진가 모녀의 재판은 40분 만에 종료됐습니다. 검사가 이들 피고인의 혐의에 빠르게 읽어내려 갔고, 피고인 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면서 공방을 벌이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솔직히 밀수가 1~2건도 아닌 205건(조현아 전 부사장)에 달하는 만큼 공방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습니다.

그런데요. 피고인 측 변호인으로 나선 법무법인 광장 오 모 변호사는 피고인의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약 10분간 다소 이해하기 힘든 최후변론을 이어 갔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기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변론은 구차했고, 논리대신 감정에 호소했습니다. 검찰이 “국적기를 이용해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밀수 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는 말도 인정하지 않는 뉘앙스를 풍긴 것은 물론, 항공 재벌총수일가를 법도 모르는 아둔한 사람으로 만든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이들이 밀수 범죄를 저지른 책임을 대행구매절차를 진행한 직원과 수입신고절차를 담당한 과세자에 돌리는 황당한 변론까지 했지요.  

10분 동안 변론한 주요 내용을 보면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사치품이나 귀금속에 대한 관세를 피하고자 계획적으로 대한항공 항공기를 이용해 물품을 배송 받았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구체적인 법적 절차를 몰랐던 것이지 전혀 의도적인 것이 아니다”며 국내 최고의 항공사를 가진 총수일가를 법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어 “(밀수 범죄)이와 같은 행위들이 모두 피고인의 부덕의 소치로서 전적으로 본인들의 책임입니다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일말의 변명을 해보자면, 피고인에게 대행구매절차를 진행한 직원들이나 수입신고절차를 담당한 과세자 측에서 구체적인 법적 절차를 피고인들에게 제대로 파악하도록 해줬으면 이런 일은 없지는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지요. 

부끄러움을 무릅쓴 변명에 참 황당했습니다. 그래서 책임이 있다는 건지 없다는 건지 말이지요. 결국은 대행구매절차를 진행한 직원과 수입신고절차 담당자가 구체적 법적 절차를 이명희·조현아 두 모녀에게 제대로 파악해주지 않아서 이 사단이 났다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변호인은 또 이런 변론을 했습니다. 변호인은 “이명희 피고인의 허위신고행위 역시 품목 자체를 허위 신고한 것이 아니라 단지, 수입자 명의를 잘못 신고해서 관세 납부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던 것이고, 그 대상의 합계가 적지는 않은 금액일수도 있겠지만 3500여만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수입자 명의로 되어 회사가 납부한 것으로 업무처리 된 관세도 이미 회사에 모두 반환했다”고 말이지요. 

앞서 이들 모녀는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30차례에 걸쳐 가구·욕조 등 시가 5억 7000만원 상당의 물품 132점을 국내로 들여오면서 수입자를 대한항공 명의로 허위 신고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기자는 도대체 이 변호인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수입자 명의를 대한항공으로 허위 신고해서 회사가 관세를 납부하도록 한 것이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아니면 반환했으니 뭐가 문제냐고 말하고 싶은 건가? 

기자 보다 법을 훨씬 많이 알고 있는 변호사 입에서 진정으로 나올 수 있는 말인가? 예컨대 물건을 훔쳐놓고 신고당하니 다시 물건을 도로 가져다 놓았다. 그러니 봐달라고 이야기 하는 도둑과 변호인이 말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나 하는 의문까지 들었지요. 

변호인의 최후변론을 요약하자면 ‘이들 두 모녀는 밀수가 계획적이지 않았고, 의도하지도 않았다. 단지 죄가 있다면 ‘몰라서’다. 몰라서 그런 건데 과세자가 구체적으로 피고인에게 고지하지 않아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관세도 반환했으니 선처해 달라. 이정도가 되겠네요. 

 과연 이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했으면서 진짜 인정한 걸까요? 뭐 판단은 판사님께서 하시는 것이겠지만요. 인천지법 316호 맨 앞자리에서 최후변론을 지켜본 기자의 뒤끝토크였습니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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