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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자체가 치료 전제행위라고?"...넘쳐나는 '갑론을박'
"게임 자체가 치료 전제행위라고?"...넘쳐나는 '갑론을박'
  • 이수영 기자
  • 승인 2019.05.21 02:28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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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총회 결과에 쏠리는 관심
서울의 한 PC방 모습.(사진=이수영 기자)
서울의 한 PC방 모습.(사진=이수영 기자)

[아시아타임즈=이수영 기자] 게임 중독을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분류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일부터 28일까지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보건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을 포함한 국제질병분류 개정판(ICD-11)을 최종 확정하겠다고 예고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다.

향후 게임에 몰입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질병 기록으로 올라가게 될 것인지, 또는 질병코드 분류를 계기로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되는 것은 아닌지 등 각종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20일 의료 및 게임 업계에 따르면 WHO는 게임 중독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조절력 상실 등 증상이 최소 1년 이상 반복되고, 일상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만큼 과몰입한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WHO는 지난해 6월 이러한 현상을 게임 장애로 규정해 국제질병분류 개정안에 포함했고, 20일부터 열리는 총회에서 이를 최종 결정한다.

관련 업계는 게임이 질병으로 간주되는 것을 앞두고 극명한 온도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게임 업계는 산업 위축을 우려하며 극렬 반대하는 반면, 의료계에서는 만시지탄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이 질병으로 규정될 경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면서 "중독이 아닌 건전한 게임 이용마저 색안경이 씌여질 수 있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자칫 게임에 몰입하는 것 자체가 치료를 전제로 한 행위로 인식될 수 있다는 불명예를 뒤짚어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 중독에 대한 판단 기준이 주관적일 수 있다는 주장도 이와 비슷한 기조로 해당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진료 내역에 게임 중독이 기재되면 향후 불이익이 생길 리스크도 있다.

WHO 질병분류전문가 로베르트 야코프 박사는 "단순히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많이 한다고 해서 아픈 사람이라는 딱지가 붙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반대하는 편에 섰다. 게임을 질병으로 보는 게 전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정의준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는 '게임이용자 패널(코호트) 조사 1~5차년도 연구'를 통해 "게임 과몰입은 게임 그 자체가 문제 요인이 아니라 부모의 양육 태도, 학업 스트레스, 교사와 또래의 지지 등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게임산업협회는 지난달 29일 게임장애를 규정하기에 앞서 과학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며 반대하는 입장문을 냈다. 지난달 28일에는 한국게임학회를 주축으로 게임, 문화, 예술, 영화 등 콘텐츠 업계가 참여하는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가 구성되기도 했다.

정부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29일 WHO에 게임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될 경우, 게임에 대한 각종 세금과 규제로 인해 게임 산업에 직간접적 손실이 발생할 거라고 전망했다. 이덕주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게임 질병 코드화로 인한 산업 위축 규모를 2023년 2조2064억, 2024년 3조9467억, 2025년 5조2004억으로 추정했다.

반면 의료업계는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계는 지나친 게임 중독이 정신 건강에 위해를 줄 가능성을 높게 샀다. 또한, 이번 게임 질병 등재가 단순히 게임을 중독을 유발하는 골칫거리로 낙인찍는 게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국가적 차원의 관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로운 쪽이 더 많다는 주장이다.

한 의료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게임으로 나타나는 정신적·신체적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지 오래"라며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솔루션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절력 강화 등 직접적인 관리·도움이 가능해지는데다 더 나아가 예방은 물론 보험 적용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한 국내 게임사들이 자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도박과 같이 사행성이 큰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이용자들의 중독성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한편, ICD-11이 정식 질병코드로 등재되면 각국은 2022년부터 질병으로 분류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관계 부처와 논의해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반영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WHO가 최종 확정하면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l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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