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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좋은 개살구’..."면세점은 '쫄쫄' 굶는데, 정부는 식구 늘리고 있다"
‘빛 좋은 개살구’..."면세점은 '쫄쫄' 굶는데, 정부는 식구 늘리고 있다"
  • 문다애 기자
  • 승인 2019.05.23 04:28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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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는 면세점 곁에 신규 특허는 줄줄이 대기 중
롯데면세점 매장 내부(사진=아시아타임즈 문다애 기자)
롯데면세점 매장 내부(사진=아시아타임즈 문다애 기자)

[아시아타임즈=문다애 기자] 국내 면세점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줄지어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면세점 특허를 늘릴 방침이어서 엇박자 정책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면세점업계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는 꼴'이라며 정부 정책을 성토하고 나섰다.

22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중소중견 면세점뿐만 아니라 대기업 면세점까지 잇따라 면세 사업 도산을 선언하는 등 시장 철수 분위기가 완연하다. 이같은 기류는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실탄이 부족한 중소중견 면세점에 집중되고 있다. 더이상 면세점 운영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전 유일의 시내면세점 신우면세점은 지난해 말 폐업을 선언했다. 현재 재고 정리 등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신우면세점의 폐점으로 대전 지역에는 면세점이 자취를 감추게 됐다. 대전에 새로운 면세점 설치하려면 시가 기재부에 요구해야 하는데, 올해 면세점 심의는 이미 마무리돼 내년 5월 심의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에 위치한 중소중견 면세점도 같은 처지다. 지난해 말 신촌민자역사에 새로 문을 연 탑시티면세점 시내점은 개장 반년이 되지 않아 현재 폐점 위기다. 임대차 계약자인 티알글로벌이 보증금을 미납하면서 수면위로 올라온 것으로 탑시티가 입주한 신촌역사가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만일, 티알글로벌이 새로운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탑시티면세점은 자동 폐업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탑시티면세점의 수익성 악화로 새 인수자가 선듯 나서기 어렵다는 대목이다. 해당 면세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서울 시내면세점 중 최악의 실적이다.  

시내면세점 수익성 악화 바람은 대기업이라고해서 예외는 아니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지난 3년간 1000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하다, 결국 지난달 면세 사업 전면 철수를 선언했다. 여의도에 홀로 위치한 지리적 약점으로 인해 보따리상 모객에 실패한 것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른 시내 면세점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면세 사업에 뛰어든 현대백화점은 반 년 만에 650억원의 적자를 냈다. 두타면세점도 3년간 600억원대의 손실을 봤고, SM면세점과 동화면세점도 만성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전국에 대기업 시내면세점 서울 3개, 인천 1개, 광주 1개 등 총 5곳을 대거 허용하기로 했다는 부분이다. 소비와 관광산업 활성화가 명목이다. 업계에서는 하나같이 입을 모아 업황이 악화를 외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외형성장에 치중, 추가로 면세점 특허를 내놓은 것이다.

물론, 면세시장 외형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면세점 전체 매출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31%라는 큰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3월 국내 면세점 매출이 총 2조1656억원으로, 사상 처음 2조원대를 훌쩍 넘어섰고, 4월 역시 전년비 22.6% 늘어난 1조9947억원을 달성하며 두 달 연속 2조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같은 외형의 이면에는 '속빈 강정', 혹은 '헛 장사'라는 그늘을 정부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면세점업계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업계 전반에 과당경쟁이 심화되면서 보따리상 유치를 위한 송객수수료 인상 경쟁 등 이른바 제살 파먹기식 시장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연간 송객수수료만해도 1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일각에서는 시장이 추가 과열될 경우 올해 송객 수수료가 2조원 안팎까지 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송객수수료 증가 폭도 가파르다. 지난 2015년 5630억원에 불과했던 송객수수료는 지난해 1조3200억원으로 폭증했다. 전체 매출의 15%에서 40%에 달한다. 면세점 헛장사론의 핵심 배경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추가 특허 발급은 업계 전반에 출혈경쟁을 통한 치킨게임만 불러 일으킬 것"이라며 "결국 아무리 열심히 팔아봐야 돈은 다시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를 정부가 만들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부 결정으로 상위사업자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면세 빅3를 제외한 타 사업자들은 한화처럼 사업 포기 사례가 늘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인데 도데체 정부는 누구를 위해 특허를 늘리고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da@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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