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09-20 19:30 (금)
[권강주 칼럼] 세계인이 즐기는 차(茶)를 마시다
[권강주 칼럼] 세계인이 즐기는 차(茶)를 마시다
  • 권강주 객원편집위원 한의학박사
  • 승인 2019.05.22 11:28
  • 1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강주 객원편집위원 한의학박사
권강주 객원편집위원 한의학박사

지인이 운영하는 다원(茶院)에서 올해 갓 생산된 차(茶)를 시음할 기회가 있었다. 전주에 있는 다례학당(茶禮學堂) ’설예원‘원장의 ”햇차 맛보아야지?”라는 전화를 받고 다음 날 서둘러서 저녁 시간에 방문하니 때마침 녹차를 덖고 있는 중인지라 싱그러운 차향이 다실(茶室)에 가득하다.

오늘은 먼저 한 날 한 시에 채엽한 차잎으로 제법(製法)을 달리하여 제다한 녹차와 황차, 홍차 등 세 종류의 차를 시음하기로 하고 물을 끓인다. 이러한 기회는 흔치 않은데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인가보다. 좋은 친구 덕인가? 좋은 친구 덕에 운이 좋아진 것이리라. 다례교육장 및 국악교육장으로도 사용하고 있는 공간 한 켠에서는 국악 수업 중이어서 북치는 소리와 가야금 소리가 어우러지며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오 봄이로오구나”
영화 서편제에 삽입되어 더욱 유명해진 단가 ‘사철가‘를 부르는 소리가 대목 대목 새롭다.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하더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하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한들 쓸데가 있더냐/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花時)라
(이하 생략)

문득 밀린 숙제도 못하고 업보만 쌓여가는 인생에 울컥해지는 감정을 찔끔 밀어내며 북장단을 따라가다가 뜨거운 물에 우려 나오는 ‘2019년산 찻물’을 바라본다. 어린 잎 녹차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어찌나 어린 찻잎인지 젖먹이 어린이의 살 냄새가 나는 듯도 하다.

녹차, 황차, 홍차를 돌아가며 몇 잔 마시다 보니 텁텁한 입안 기운에 내가 아는 체 한 마디 거들었다. “찻물이 너무 뜨거운 거 아녀?”

“차를 즐길 때는 기호에 맞게 적당히 식힌 물로 우려내 마시면 되지만, 오늘처럼 차를 시험할 때는 90도 이상 뜨거운 물로 우려서 그 차의 약점을 끌어내보는 거야. 이렇게 뜨거운 물을 들이대면 차의 약점을 숨길 수가 없거든“

아하! 그렇구나. 오늘도 한 수 배우네. 쇠를 담금질할 때 뻘겋게 달구어 무거운 쇠망치로 두들겨 패서 불순물을 털어내는 것과 서로 통하는 이치인가?

2002년 「뉴욕타임스」는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녹차를 선정하기도 했다. 녹차의 유효성분 중 하나인 카테킨은 특유의 쌉싸름하고 텁텁한 맛을 내는데 항산화 작용과 항암효과 및 지방질의 체내 침착을 억제하여 혈관건강을 지키는 기능을 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노화를 막아주고 피부 미용과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의학 『동의보감』에서는 “머리를 맑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잠을 쫓고 독을 풀어준다”고 하였다.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사철가 한 대목이 경계하듯 그대의 청춘을 속절없이 보내지 않으려면 매일매일 그린푸드를 챙기시라. 특히 오래전부터 전 세계인이 귀히 여겼던 차문화를 살려보는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관리에 가장 큰 보람을 줄 것이다.


kormed2000@naver.com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