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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생산거점 이전으로 아세안이 반사이익?… "개혁 없으면 일장춘몽"
中생산거점 이전으로 아세안이 반사이익?… "개혁 없으면 일장춘몽"
  • 김태훈 기자
  • 승인 2019.05.26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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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중국에 있던 글로벌 기업의 생산기지가 아세안 국가로 이전하면서 이들 국가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에 찬물을 끼얹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 비해 뒤떨어진 기업환경 등을 감안하면 글로벌 기업들이 '저렴한 인건비'만을 보고 아세안 국가로 '엑소더스'할 것이라는 기대는 한마디로 '꿈같은 얘기'라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을 이탈해 아세안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미국의 전기자동차업체인 테슬라는 여전히 중국에 투자를 계속하고 있고, 반도체업체 인텔의 경우에는 아세안 국가로는 눈길도 주지 않고 미국으로 리쇼어링(해외로 나간 기업이 자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정책으로 오프쇼링의 반대말)을 선택했다. 

토니 크립스 홍콩상하이은행(HSBC) 최고경영자가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대대적인 공급사슬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에서 동남아시아가 혜택을 보려면 기술 투자, 투명성, 지역경제통합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아세안 국가들이 '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지 말고'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는 등 영업(sales pitch)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관세부담을 피하기 위해 중국에서 아세안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고, 동남아시아의 대중 농산물 수출과 대미 자본재와 최종재 수출이 늘어나면서 이익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번 기회에 혁신과 개혁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일장춘몽'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온다. 

사실 '생산거점 이전'은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하는 것인 만큼 아세안 국가들의 저렴한 인건비 하나만을 보고 결정하지 않는다. 기업 투자는 인건비 외에도 정치적 안정성, 정부규제, 부동산 임대료, 수송비용, 도로나 항만, 전기 등 인프라 수준, 노동자의 숙련도, 미래의 시장수요 등 다양한 요인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다. 

예컨데 정부의 정책과 향후 기업 규제 등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심각하다면 어느 기업도 선뜻 투자하지 않는다.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가장 시급한 문제인 전기나 수도 인프라 부족은 공장 이전 검토 자체를 폐기할 수 있는 사안이다. 아세안 국가의 장점으로 꼽히는 '저렴한 인건비'는 더 이상 기업에게 큰 매력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자동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보다 값싼 노동력의 중요성은 더욱 낮아졌고, 오히려 로봇공학과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에 능숙한 고숙련 근로자의 수요가 높아졌다. 그 외에도 범죄나 부정부패, 비리 등은 정당한 사업체를 운영하는 기업에게는 '외면 1순위'다. 

크립스 최고경영자는 “그동안 아세안 국가는 공급사슬 변화로 생산기술, 노동비용, 소비시장 등 측면에서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며 “이러한 변화로 무역과 투자가 증가하고 소득도 늘어났지만 투명한 시스템을 만들고 글로벌 기업의 신뢰를 얻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과 같은 제조업 중심지가 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제리 메티오스 베인앤컴퍼니 부회장은 미국 CNBC 스쿼드박스에 출연해 “동남아시아가 지난 20년간 제조업 중심지로 부상했던 중국만큼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최근 자동화 기술을 도입해 저임금 노동자에 의존할 필요성이 적어진 기업들은 생산측면보다 미국과 유럽 등 구매력이 높은 국가에 공장을 건설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는 결정이 유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kth@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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