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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대신 '약속' 가맹계약 갱신, 10년 가맹점주·가맹본부 반응이...
법 대신 '약속' 가맹계약 갱신, 10년 가맹점주·가맹본부 반응이...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9.05.30 03:28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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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 "가이드라인 기대감은 있지만 실효성은 글쎄"
프랜차이즈 업계 "보여주기식, 솔직히 의미 없어
국회 "법안 통과되지 않아 공정위와 우선적으로 진행하게 된 것"
공정위 "정부가 규제로 하는 것보다 가맹본부의 스스로의 노력 필요"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뭐 보여주기식이죠. 법적 강제사안도 아니고, 사실 효력도 없어요. 솔직히 의미 없다고 봐요.”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0년 이상 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계약 갱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가맹점주 뿐만 아니라 가맹본부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28일 국회에서 ‘10년 이상 장기 점포의 안정적 계약 갱신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정치권과 함께 발표했다. 장기 점포 운영자가 실정법 위반, 영업 방침 위배 등 법적 갱신 거절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갱신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어 사실상 가맹본부가 지키지 않으면 그만 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왼쪽)이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기점포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가이드라인 발표 및 상생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9일 아시아타임즈는 지난 28일 공정위가 발표한 ‘장기 점포의 안정적 계약 갱신을 위한 지침(가이드라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가맹점주들과 가맹본부 등에 물어봤다. 가맹점주들은 실낱같던 희망은 가지고 있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고, 가맹본사들은 공정위와 국회가 너무 가맹점주들 편에 서 있다면서도 실효성에는 가맹점주와 반응이 같았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공정위와 국회가 가맹점주들을 위해 나선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가이드라인만으로는 10년 이상된 가맹점주들을 보호하지 못한다”며 “정부와 프랜차이즈협회, 가맹점주협의회가 상생협약을 체결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약속에 불과한 것이지 법적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솔직히 가맹본부가 지키지 않으면 그만인데, 아쉽다”고 말했다. 

가맹본부에서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내놨다. 

치킨 프랜차이즈 한 가맹본부 관계자는 “공정위와 정치권의 의도는 알겠지만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도 아닌데 과연 지켜질지는 의문”이라며 “솔직한 말로 그저 보여주기식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앞서 공정위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보면 △10년 이상 된 가맹점주들의 법정 갱신 거절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갱신 허용 △사전 공지된 평가 시스템에 따라 계약갱신 여부 결정 및 가맹점주의 이의제기 절차 보장 △갱신 거부 대상이 되더라도 일정 기간 재계약을 위한 유예기간 부여 등 크게 3가지다.  

이에 지난 28일 공정위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치킨업종 대표 가맹본부(교촌치킨·BBQ·네네치킨 등)는 국회에서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내용으로 한 상생협약까지 체결했다. 그러나 상생협약에 참석했던 가맹본사들과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도 이번 가이드라인이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 셈이다.

양흥모 전국 BBQ 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이번 상생협약이)일단 가맹본부와의 대화 창구가 열렸다는 것에 대해서는 진일보적인 측면은 있다”면서도 “법적 규제가 아닌 자율사항이기 때문에 과연 가맹본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실천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단순히 정치권, 공정위 압박의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나선 것 이라면 말짱 도루묵이다”고 말했다. 

양 공동의장은 “실효성이 있기 위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전국BBQ가맹점협의회 발촉식 모습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사실 공정위가 이 같은 땜질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데에는 가맹점주의 10년 이후 계약 갱신을 보장할 법안이 국회에 발의가 돼 있지만 야당의 반대로 2년 넘게 방치되고 있어서다. 

이미 국회에는 계약 10년 도래 가맹점주와 일방적 계약해지를 막는 가맹사업법안이 발의 돼 있다. 특히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6년 10월 25일에 발의한 가맹사업법은 2년 넘도록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 한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법안 통과가 되지 않아 공정위와 함께 우선적으로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실효성이 있기 위해서는 법안 통과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도 “이번 가이드라인은 10년을 보장하는 법상 이상의 것이라서 권고적인 측면이 있다”며 “프랜차이즈협회와 가맹점주협의회 양측의 의견을 받아서 만든 만큼 협회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효성을 지적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맹점주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안할 수 없지 않냐”며 “방향을 제시하고 고민이 되는 부분을 제시한 측면이 있다. 정부가 규제로 하는 것 보다는 가맹본부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가맹점주들과 잘 풀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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