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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진학 외면하는 청년들… "노예 취급에 취업에 도움도 안되는데요"
대학원 진학 외면하는 청년들… "노예 취급에 취업에 도움도 안되는데요"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9.05.30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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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이재현 기자] '소년이 죄를 지으면 가는 곳은 소년원이고, 대학생이 죄를 지으면 가는 곳이 대학원" 

요즘 캠퍼스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우스갯소리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간간히 나오고 있지만, 대학원에서 터지는 교수들의 뿌리 깊은 갑질에 대학원생들을 바라보는 대학생들의 시선은 '현대판 노예'와 다를게 없다. 

강태경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학원생들이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23%담당하고 있지만 연구는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교수의 이삿짐 나르기, 운전사, 쇼핑 심부름 등 노예와 다름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졸업을 인질로 대학원생들에게 식사 대접과 현금 요구 등을 ‘관행’이라는 핑계로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경우가 있었다. 또한 서울대에서는 지난 2017년 대학원생들의 연구 실적을 뺏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연세대학교 인문학부에 재학중인 최석영(가명·남·29)씨는 “뉴스에서 접하는 이런 저런 의혹들로 학생들에게 대학원의 이미지는 매우 좋지 않다"라며 "저도 학교에서 권유하더라도 대학원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들은 아예 외국 대학원으로 시선을 돌렸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정서경(가명·남·31)씨는 "국내에서 지저분한 일 당하느니 차라리 외국에서 공부해 돌아오는 게 훨씬 인도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짜 학업을 생각하는 몇몇 친구들은 이미 외국으로 등을 돌렸다”고 말했다.

많은 청년들에게 대학원은 매력을 잃은 교육기관이다. 대기업보다 공기업 또는 공무원에 도전하는 학생들에게 대학원은 '학자금 대출만 늘리는 교육기관'일 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 지방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박미나(가명·여·29)씨는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무조건 취업이 되는 것도 아니다보니 사실 매리트를 느끼지 못하겠다"며 "공무원이나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도 대학원은 관심 밖의 존재"라고 말했다.  

이러한 대학원 기피 현상은 지방대일수록 더욱 심하다. 서울 소재 대학원의 경우에는 '최종 학력'이라는 간판 때문이라도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이 많지만 지방 소재 대학들은 그마저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전대학교에서 서울권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김소영(가명·여·30)씨는 “어차피 연구 분야는 어디서하나 비슷한데 결과론적으로 취업할 때는 학교의 이름을 보는 것이 현실”이라며 “또한 유명대학의 가면 교수나 졸업한 사람의 인맥을 통해 취업하기 위해 인 서울 대학원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지방 소재 대학원들은 학생 선발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충남 소재의 한 지방대학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이무영(가명·남·31)씨는 “지방대에서는 대학원생을 뽑기 힘들어 난감해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라며 “조금이라도 똑똑한 학생이 있으면 교수가 장학금을 줘가면서 대학원으로 진학시키려고 노력을 한다"고 말했다.

kiscezyr@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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