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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전 실적 고삐쥔 정부, 주가 하락에 주주는 '눈물'
[기자수첩] 한전 실적 고삐쥔 정부, 주가 하락에 주주는 '눈물'
  • 정상명 기자
  • 승인 2019.06.03 14:33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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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명 산업2부 기자
정상명 산업2부 기자

[아시아타임즈=정상명 기자] 한국전력의 적자 규모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6년만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6300억원에 달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때문에 적자 규모가 확대된다고 주장한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말이다.

우선 한전 적자는 국제 연료 가격 급등이 주 원인이다. 지난해 국제 유연탄 가격과 유가 상승으로 LNG가격이 오르면서 원가율이 악화됐다.

또한 값싼 전기를 생산하는 원전 이용이 줄어든 탓도 있다. 지난해 1분기 원전 이용률은 54.9%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원전 이용률이 75.8%까지 상승했음에도 적자는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전 적자가 원전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원전 이용률이 80%대였던 2014~2016년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한전에 부채를 떠넘긴 탓도 있다. 정부는 지난해 여름 일시적으로 누진제 완화를 했는데 여기서 발생한 비용이 3600억원 규모다. 정부는 비용 보전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실제 보전한 금액은 350억원에 불과하다. 이 비용이 없었다면 한전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상장기업인 한전 주가가 정부 정책 혹은 입김으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한전 주가는 1주당 2만6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됐던 지난해 10월을 제외하면 6년전 수준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한전 뿐만 계열사 한전KPS, 한전기술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한전 소액주주들은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한전 강남지사 앞에서 경영 개선 촉구 집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 말기 12조원이던 순이익이 작년에는 1조원 적자가 됐다"며 "이는 탈원전 에너지 정책 때문이자 한전이 주주 이익은 도외시하고 정부 정책을 추종하는 하수인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김종갑 한전 사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탈원전 정책이 한전 주가에 미친 영향은 아직 미미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주가는 실적과 연관이 있지만 더욱 중요한 소재는 투자심리다. 한전 주주들에게 탈원전 정책은 끔찍한 재앙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여기에 최근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전기요금이 인상이 없다고 못을 박으며 추가 하락을 부추긴 모양새가 돼 버렸다. 

최근 고속도로를 타고 지방을 이동하다보면 태양광 발전을 위해 벌목된 산이 많이 보인다. 재생에너지의 대표주자 격인 태양광 발전은 전력 생산을 위해 상당히 많은 규모의 부지가 필요하다. 또한 24시간 가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원활한 전력수급을 위해 석탄과 LNG발전의 확대가 불가피하다.

한국 탈원전의 롤모델인 독일 사례를 보자. 독일은 앞서 에너지전환을 실시했다가 전력 수급 불균형으로 석탄 발전만 늘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미래세대를 위해 친환경 에너지는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은 대체 에너지 자원도 부족하고 유럽과 달리 인접국가와 전기를 사고 팔수도 없는 지리적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세계적 기술력을 가진 원전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jsm7804@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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