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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갑'에서 '병'이 된 남자..."사모 부동산펀드, 부자 전유물 아냐"
'절대 갑'에서 '병'이 된 남자..."사모 부동산펀드, 부자 전유물 아냐"
  • 김지호 기자
  • 승인 2019.06.04 01:00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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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희석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운용자산(AUM)이 7조원 수준으로 불려났지만 사람으로 따지면 중학교 2학년 수준입니다. 멀리서 보면 성인처럼 보이지만 정신연령은 못 따라가고 있습니다. 성장 뿐 아니라 내실을 추구해야 합니다.”

김희석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사진)는 최근 본사에서 기자를 만나 그간 투자회사에 오래 재직하면서 운용사에 대한 불신이 컸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국내 자본시장의 ‘슈퍼 갑’인 국민연금에서 해외투자실장, 대체투자실장, 운용전략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후 한화생명 투자전략본부 본부장(CIO), NH농협생명 CIO,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금융권에서 늘 ‘갑’의 위치에만 생활하다 이번에 처음 자산운용사 대표로 자리를 잡았다.

그는 “운용사는 을도 아니고 ‘병’”이라며 “특히 자기자본이 커진 증권사가 빌딩 등 부동산을 총액인수하면서 운용사의 증권사 종속 현상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특히 최근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부동산운용사가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데 우려를 표했다. 해외부동산에 대해 투자나 관리 모든 과정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있는 운용사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얘기다.

그는 “요즘 운용사들이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선취 수수료를 높게 받으려고 하면서 보수는 낮게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증권사와는 달리, 운용사는 오랜기간 펀드관리를 책임지므로 장기적(long-term) 비즈니스로 보상체계 등이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운용사도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물건을 가져오는데만 집중하면서 운용을 소홀하게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김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가장 먼저 한 일이 딜 소싱(투자처 발굴)과 펀드 관리조직의 분리였다.

김 대표는 “딜 소싱과 펀드관리 조직이 붙어있다보니 팀장은 아무래도 돈이 되는 딜 소싱 쪽에 신경을 더 썼었다”며 “과거 부동산 1~4팀의 고객이 겹치거나 거래처가 없는 등의 일이 자주 발생해 딜 소싱과 관리 조직을 분리하고 마케팅은 회사 전체 차원에서 접근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마케팅 부서에서 고객의 성향을 파악해 효율적으로 선호하는 투자 대상 등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또한 해외투자자의 돈을 모집하기 위해 해외 핵심 거점에 투자은행(IB) 데스크도 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홍콩에 IB 데스크 1곳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미국 뉴욕, 유럽, 싱가폴 등으로 이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IB데스크는 작게 운용하더라도 최소 수억원이 들어간다. 운용사로서는 큰 부담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체질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바꾸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전문경영인 대표는 위에서 ‘올해 100억원을 벌어라’고 지시가 내려오면 인력 등 비용부터 줄인다”며 “인력을 줄이고 100억원을 달성하면 위에서는 잘 했다고 평가하겠지만 결코 잘한 일이 아니다. 내가 대표를 해봤자 몇 년을 하겠냐”고 강조했다.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단기실적 보다는 체질개선에 주력하겠다는 말이다

이런 신념에 따라 그는 자신은 외부출신이지만 회사 내 외부인력을 최소화하기로 방침을 잡았다. 직원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고 조직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안 해본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외부인력이 필요하지만, 계속하던 업무는 내부에서 승진을 시켜줘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김윤호 상무를 대체투자본부장으로 승진시키고 대체투자 시장조사와 마케팅을 종합 지원하는 내부 출신의 김동진 이사를 신설한 투자솔루션실장에 임명했다. 직원들에 리더십도 있고 평도 좋자 결정한 인사였다.

그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사모 부동산펀드에 주던 분리과세 세제혜택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사모 부동산펀드 뒤에는 국민연금, 한국교직원공제회 등 결국 국민이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안대로 법이 바뀌면 이들 토지가 종합·별도 합산과세 대상으로 환원되면서 기존에 공시지가의 0.2% 수준이던 재산세율이 내년부터 과세표준(과표) 구간에 따라 최고 0.48%로 높아진다.

또 이전에는 면제였던 최대 세율 0.84%에 달하는 종합부동산세도 부과된다. 이에 따라 현재 5% 중반 수준인 사모 부동산퍼드 수익률도 0.23∼0.46%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모펀드가 충분히 성장한데다, 부유층이 주로 투자하는 만큼 세제혜택이 더 이상 필요 없다는 게 행안부 주장이다.

이에 대해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서비스본부장은 “일정 자금을 모아 장기간 투자해야하는 부동산펀드의 특성에 따라 사모형태가 널리 퍼진 것”이라며 “사모 부동산펀드가 커진 것은 그 효율성 때문인데 이를 세제혜택 때문이라고만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신 본부장은 “국민연금과 공제회 등 각종 연기금을 합친 투자 비중이 전체 사모 부동산펀드의 8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과연 부자들 만을 위한다고 볼 수 있나”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사모 부동산펀드시장이 너무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공모 부동산펀드는 확실하고 안전한 상품만 팔 수 있어 사실상 투자책임을 운용사가 지는 셈”이라며 “공모로 개인이 부동산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는 공모펀드나 리츠 정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해외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해 김 대표는 “오히려 유럽이 미국보다 경제시황이 안 좋지만 환헤지 프리미엄으로 인해 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며 “경기가 좋은 미국보다 경기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유럽으로 투자가 몰리는 아이러니가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better502@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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