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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인터뷰] 대한항공직원연대 1년, 박창진의 일침...“착각하지 말자”
[AT 인터뷰] 대한항공직원연대 1년, 박창진의 일침...“착각하지 말자”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9.06.11 05:28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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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지부장 "노동환경 문제 여전...근본적으로 바뀐건 없어"
대한항공서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1가지, ‘인사노무정책’
"조원태 회장, 책임경영 정확히 알고 경영했으면 좋겠다"
“당근에 만족하면 안돼...직장 내 민주화, 함께 활동하자”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근본적으로 변화된 것은 없어요. 지금 회사는 여전히 내부에서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 하고 있고, 휴가 등 직원들의 복지 문제는 당근 몇 개로 ‘눈 가리고 아웅’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25일 4차 촛불집회에서 직원연대가 창립선언을 하고, 약 1년이 흐른 후 대한항공 임직원들의 근무여건은 과연 얼마나 바뀌었을까.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노동조합 지부장은 직원연대 창립 1년이 지난 현시점을 이렇게 평가했다.    

아시아타임즈는 대한항공직원연대 창립 1주년을 맞아 최근 박창진 지부장을 서울 마포인근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난해 항공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총수일가의 갑질과 항공종사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폭로된 후 얼마나 달라졌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마포 인근 카페에서 만난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노동조합 지부장, 대한항공직원연대 1년을 돌아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노동환경 문제, 여전히 진행형...“착각에 빠져있다”일침

박창진 지부장은 직원들의 노동환경 변화를 묻는 질문에 “착각이다”라는 의외의 발언을 하며, 지금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작년 인력부족으로 인한 휴가문제 등이 폭로되면서 시끌시끌했는데, 대한항공이 임시방편으로 내놓은 당근에 만족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박 지부장은 “회사가 직원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를 이제야 조금씩 풀어 주고, 임시방편으로 ‘위시데이’ 등을 도입한 것을 두고 마치 어마어마한 혜택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며 “여전히 승무원들은 인력이 부족해 휴가를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런 착각 때문에 ‘투쟁’이 없어지고 있다. 자유가 왔다고 착각하고 있는데, 이는 끓는 물에 개구리를 넣어둔 것과 마찬가지”라며 “직원연대가 지난 1년 동안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하며, 직장 내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희망이 보이고 있는데, 지금 임시방편인 당근(위시데이, 생리휴가, 상품권 20만원 등)만 보며 동참하지 않고, 쉬운 선택을 하는 것을 보면서 절망감과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박 지부장의 이 같은 쓴 소리에는 지난 1년 동안 죽기 살기로 투쟁해서 대한항공 내 새로운 노동조합이 만들어 지고, 그 동안 찾지 못했던 권리를 조금씩 회복하는 단계에서 노조가 더 이상 확장되지 않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묻어있었다.  

특히 그는 승무원들의 인력부족 문제는 크게 개선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승무원들은 여전히 인력부족으로 휴가를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박 지부장은 “승무원 부족문제는 심각하다.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승무원 2000여명이 더 있어야 뽑아야 한다”며 “회사가 지난해 채용을 했다고는 하지만 나가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결과론 적으로 보면 도돌이표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인력부족으로 인해 100일이나 휴가가 쌓여 있는 직원과 아파도 병가조차 쓰지 못하는 직원 등의 현실이 폭로되면서 1083명의 직원을 채용했다. 하지만 실제 늘어난 직원은 440명(2.4%)증가에 그쳤다.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노동조합 지부장이 대한항공에서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1가지로 인사노무정책을 꼽았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대한항공에서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1가지, ‘인사노무정책’

박창진 지부장은 대한항공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돼야 하는 문제를 묻는 질문에 “인사노무정책만큼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부장은 “대한항공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인사노무 정책이다. 팀을 나눠서 서로를 감시하고, 보고하고, 그것을 통해 언제든지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쓴 소리를 하거나 비판하면 빌미를 잡아서 통제한다”며 “마치 1980년대 독재시절 정보기관들이 한 것처럼”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문제는 지금의 인사노무정책이 계속된다면 직원들의 불만은 계속 쌓일 것이고, 나중에 또 발화점이 왔을 때 폭발하면 작년과 같은 일들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정말 회사가 성장하고 발전하길 원한다면, 직원들을 옥죄고 감시하는 인사노무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96년 입사 후 반평생을 대한항공에서 근무했기 때문일까. 박 지부장에게는 여전히 대한항공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는 듯 보였다. 

박 지부장은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직원들이 국내 항공업계 1위 대한항공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다”며 “조원태 신임회장은 이런 점을 고민하고, 개선해야 한다. 그 첫 번째가 대한항공의 문제점을 가리며 아부만 떠는 간신들부터 바꾸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직원들에게는 회사에 끼치는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으면서 자신들이 회사에 끼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 행동은 정당하지 못하다. 그런 면에서 조 회장이 책임경영에 대해 정확히 알고 경영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5월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옆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1주년 촛불집회 개최를 위해 피켓을 들었다. 사진은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이 'I LOVE KOREAN AIR'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직원연대와 회사 직원들에게 던진 메시지...“직장 내 민주화, 함께 활동하자”

박창진 지부장은 직원연대를 비롯한 2만 직원들에게 각각의 다른 메시지를 남겼다. 

박 지부장은 “직원연대 희생으로 얻은 것들에 대해서 거기에 잠시 자신들에게 편안함이 왔다고 해서 희생을 눈감지 말았으면 한다”며 “방관자가 되기보다는 직장 내 민주화를 위해서 함께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우리 노조 편에 서라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현재 대한항공 일반노조에 남아 있어도 된다”며 “다만 한해 30억원이나 되는 노조비용을 건전하게 활용해 막강한 힘으로 직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노조가 됐으면 좋겠다. 그 큰 에너지를 소수노조인 직원연대지부나 저를 공격하기 보다는 직원들을 위해 힘을 쏟아 달라”고 호소했다.

직원연대지부에는 적극적으로 활동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지부장은 “우리 직원연대는 어렵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그 안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인원은 소수다”며 “소수의 인원들이 대신 싸워주는 것에 보호받기만 원해서는 안 된다”고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조합원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다. 예전 민주노조가 생겼다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이 냉엄한 현실을 봐야 한다”며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지부장은 기자가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대외적으로 연대활동을 통해 직장 내 민주화를 비롯해 사회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변화를 기할 수 있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용기를 내면 변화가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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