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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칼럼] 음악 콩쿠르의 ‘명암’
[김종호 칼럼] 음악 콩쿠르의 ‘명암’
  • 김종호 한세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승인 2019.06.12 10:37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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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한세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김종호 한세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연주자가 무대에서 긴장을 하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적당한 긴장감은 좋은 컨디션과 음악에 집중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 간혹 전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날이 있는데 이런 날은 음악에 집중이 되지 않아서 좋은 연주를 기대하기 어려운 날이다. 이럴 때는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으로 몸을 깨우고 적당한 긴장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

콩쿠르에 나가보면 자기의 연주 순서에 맞춰 몰려오는 긴장감을 각자 자기의 방식으로 해소하는데 우리와 유럽 사람들 간에는 재미있는 차이가 있다. 유럽 사람들은 어릴 때 발레를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발레 동작을 이용한 스트레칭을 하는데, 우리나라 남자 성악가들은 가볍게 팔굽혀펴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1980년대에 이태리 피렌체에서 유학 중일 때에 국제 콩쿠르에서 여러 번 입상한 경력이 있는데 그 당시 한 선배 성악가의 컨디션 조절 중에 있었던 일이다. 체력이 좋은 이 선배가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팔굽혀펴기를 했는데 그래도 떨리는 마음이 진정되지 않자 계속해서 하다 보니 쉬지 않고 100회를 넘기게 되었다. 그 바람에 정작 연주할 때에는 어깨와 가슴이 아파서 제대로 노래를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요즈음 유명한 국제 콩쿠르에 우리 음악도들이 참여해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 어떤 사람은 그 입상을 통하여 단번에 세계적인 연주자의 반열에 올라 세계를 무대로 동서양을 넘나들며 화려한 연주 생활을 하고 있다. 이처럼 전문 연주자가 되고자 준비하는 많은 음악도들이 어느 시점이 되면 한 두 번은 음악 콩쿠르에 도전을 한다. 이는 콩쿠르를 통해 자신의 성취도를 알아보고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수단으로, 또 수상 경력이 데뷔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큰 상금이 걸린 콩쿠르에는 상금을 이유로 콩쿠르에 도전하는 사람도 있다.


예나 지금이나 음악 콩쿠르에 너무 집착하는 학생들을 간혹 보게 되는데, 이는 폭 넓게 공부해야할 시기에 제한된 곡만 공부하거나 무대에서 실수하지 않고 연주하는 테크닉만 추구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선생은 자기 학생이 콩쿠르에 나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콩쿠르에 도전했는데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때 찾아오는 좌절감과 타인과 지나친 경쟁심에 빠졌을 때 치러야하는 정신적인 문제인데 자칫 자신의 삶에 큰 장애로 나타나기도 한다.

때에 따라서는 타인과의 경쟁이 동기를 부여하고 연주 실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진정한 자기 발전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닌 자신과의 경쟁으로써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내면에 있는 오만함과 태만함 그리고 게으름 등 부정적인 것들로부터 벗어나 자기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은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95세가 되서도 매일같이 6시간씩 연습을 거르지 않았다는 첼로의 거장 파블로 카잘스에게 한 기자가 아직도 매일같이 연습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이와 같이 답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저는 지금도 매일 조금씩 발전하는 것을 느끼거든요"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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