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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송합니다' 부추기는 교육당국… 대학 평가에 왠 '취업률'?
'문송합니다' 부추기는 교육당국… 대학 평가에 왠 '취업률'?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9.06.1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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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이재현 기자] 정부가 대학 지원의 규모를 정하는 근거로 활용되는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항목에 취업률이 포함되어 있어 의구심이 나온다. 취업은 기업의 환경과 결정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니만큼 대학 역량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데다, 이러한 평가 항목으로 대학들에게 '취업이 잘되는 학과'만 집중토록 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힘든 취업문으로 '문송합니다'라는 말까지 나오는 인문학과는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 따라 앞으로 더욱 그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취업률' 항목은 일반대학교는 100점 만점에 4점, 전문대학교는 100점 만점에 9점이 배점되어 있다. 취업률은 졸업생 취업률과 유지취업률로 나누어지는데, 일반대학의 경우에는 각각 2점씩이지만 전문대는 졸업생 취업률이 7.2점, 유지취업률이 1.8점으로 졸업생 취업률 비중이 매우 높다.

얼핏 보면 배점이 낮아 영향이 없을 것 같지만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절대 평가로 이뤄지기 때문에 단 0.1점 차이로 학교 등급이 떨어질 수 있어 대학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등급이 떨어진 학교는 정부에서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고, 재학생들은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 대출을 못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대학들은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좋은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재학생들의 아르바이트를 기업 취업으로 둔갑해 신고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정부 평가기준이 대학들에게 '교육 편중'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거나, 현재의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취업률이 낮은 학과를 통폐합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대학이 '지식의 장'에서 '취업의 예비사관학교'로 변질되어가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는 지난해 6월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평가됐다. 이 등급을 받게 되면 정부의 지원금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에 연세대 원주캠퍼스가 선택한 것은 혁신이라는 이름의 '학과 통폐합'이었다. 

서울 소재 대학교 관계자는 "많은 대학들이 취업률이 높은 학과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반면 취업률이 낮은 인문계열은 축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과 통폐합을 통해 취업률이 높은 학과에 학생들을 몰아넣는 경우도 있다"며 "어떻게 보면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빼앗는 것 같아 매우 씁쓸하다"고 말했다. 

정부 출범부터 '청년 취업률'을 강조하는 정부는 이러한 대학들의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 취업률만큼 대학을 평가하는데 객관적인 수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를 수행하는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취업률' 항목은 지난 2015년에 대학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추가된 것"이라며 "아직까지 취업률만큼 대학을 평가하는데 객관적인 지표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대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kiscezyr@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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