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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고용부,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주 52시간제' 비적용 검토...IB는 제외
[단독]고용부,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주 52시간제' 비적용 검토...IB는 제외
  • 김지호 기자
  • 승인 2019.06.14 14:31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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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다음달부터 300인 이상 증권사를 중심으로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업계 의견을 수렴해 애널리스트에는 재량근로제(근로기준법 제58조)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4일 고용부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 등 주 52시간제 시행과 관련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잘 듣고 있다”며 “애널리스트의 경우에는 재량근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업계와 금융투자협회에서는 탐방과 보고서 작성 등으로 업무시간이 긴 애널리스트와 일과가 아닌 프로젝트별로 업무를 진행하는 투자은행(IB) 분야 임직원에는 주 52시간제 적용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재량근로제 적용을 고용부에 건의해왔다.

고용부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1조에 따라 애널리스트가 재량근무로제 대상인 ‘신상품 또는 신기술의 연구개발이나 인문사회과학 또는 자연과학분야의 연구 업무’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부는 우리나라와 근로시간제가 비슷한 일본이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재량근로제 적용대상에 포함하고 있는 점을 참고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사진=연합뉴스

고용부가 애널리스트에 주 52시간제 대신 재량근로제 특례를 허용하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노동조합 등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를 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합의로 정한 시간이 근로시간이 된다. 금투협 측은 대부분 계약직으로 성과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애널리스트의 특성상 회사 측은 물론 직원들도 재량근로제 적용을 원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조용준 하나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정부의 고용을 늘리자는 취지에 맞춰 지난해 말 인력을 더 충원하고 이미 시행하고 있다”며 “애널리스트는 탐방과 연구 보고서 작성 등의 업무로 야근이 불가피한 직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야근을 한 경우에는 분기별로 대체휴가를 줘 주 48시간 이내에서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며 “해외 금융사 직원이 휴가를 몇 달씩 가는 게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주 52시간제가 시행된다고 해도 애널리스트는 결국 자신의 평판으로 먹고사는 직업”이라며 “직장이 아닌 집이나 어느 곳에서 일을 하든 시장이 원하는 보고서를 내야하는 부담이 있어 재량근로제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애널리스트에 재량근로제가 적용되면 그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투협에 따르면 국내외 57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금융투자분석사)는 1023명에 달한다.

반면, 고용부는 IB 분야 임직원의 경우에는 재량근로제 적용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단순히 영업을 많이 다니거나 프로젝트성 업무가 많다고 재량근로제 적용 대상 업무로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금투협 측에서도 IB 분야 직원은 딱히 재량근로제 대상 업무로 엮을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증권사 수익 비중에서 IB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주 52시간제가 본격 시행되면 추가 인력 보완 등으로 증권사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순이익 1위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문제는 없지만, 추후 인력 보강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리테일이 약하고 본사 IB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증권사다. 상대적으로 자본이 약한 중소형 증권사는 대형사에 비해 인력을 확충할 수 있는 여유도 적다.

중소형 증권사는 직원이 개인시간에 알아서 업부를 처리하거나 향후 고용부가 주 52시간제 위반을 단속을 강하게 하지 않기를 기대하는 수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태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IB쪽 직원이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어려움이 있는 건 알고 있지만 형평성 문제가 있어 이들 직원만 재량근로제를 적용할 수는 없다”며 “PC가 꺼지면 집에서 근무를 하는 등 각자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IB쪽 직원을 중심으로 노노(勞勞)갈등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김형래 하이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IB 직원은 대다수가 전문계약직이어서 통상적 영업활동은 이미 연봉 성과급 포함에 속해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라며 “대부분 직원은 재량근로제를 최소화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IB 직원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주말이나 근무시간 외 영업은 성과급에 이미 다 포함돼 있고 지점 리테일 등 다른 직원도 영업을 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IB 임원은 “요즘에는 직원들이 주말에 골프 등 영업을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전에 비해 일시키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고 토로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은 성과에 의해 평가받는 업종에 대해서는 재량근로제를 허용하고 있다”며 “법이나 시행령보다 훨씬 개정이 쉬운 후생노동성 고시를 통해 이들 업종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널리스트 뿐 아니라 프로젝트별로 평가를 받는 IB 직원도 재량근로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better502@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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