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호 칼럼] ‘신림동 강간미수범 사건’ 강간미수 인정될까

김평호 여해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기사승인 : 2019-06-20 09: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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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여해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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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스 읽어주는 김평호 변호사입니다.

지난달 28일 오전 6시 20분쯤 관악구 신림동에서 홀로 귀가하는 여성을 뒤쫓아 집까지 침입하려 했던 일명 ‘신림동 강간 미수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주거침입혐의로 입건했다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르는 등 강간을 시도했다며 주거침입 강간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1인 가구 비율 약 28%, 최근 3년 주거침입 성범죄 약 1000건인 상황에서 1인 가구 여성들은 이러한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피의자는 2012년 길에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전과도 있고 새벽에 혼자 사는 여자 집에 침입하려 한 점 등을 보면 성범죄를 저지르려고 한 것이 의심됩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강간미수에 대한 처벌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관측이 많습니다.

과거 유사 사건을 소개하겠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간음할 목적으로 새벽 4시에 여자 혼자 있는 방문 앞에 가서 피해자가 방문을 열어 주지 않으면 부수고 들어갈듯 한 기세로 방문을 두드리자, 피해자가 위험을 느끼고 창문에 걸터앉아 가까이 오면 뛰어 내리겠다고 하는데도 베란다를 통하여 창문으로 침입하려고 한 사건에서 강간의 수단으로서의 폭행에 착수하였다면서 주거침입 강간미수를 인정하였습니다. 사건 전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간음하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참고인의 진술이 있었고, 설 연휴에 본가에 갔던 피고인이 갑자기 새벽 4시에 집에 돌아와 피해자 방으로 들어가려고 한 사건 경위도 참고가 됐습니다.

이번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피의자는 피해자를 뒤따라가고, 문을 열려고 밀었으며, 문이 닫히자 손으로 문을 두드리고 번호키를 누르는 등의 행동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혼자 있는 여성은 공포감을 느꼈겠지만 반항을 억압할만한 폭행 협박이라고 인정받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현재로서는 피의자가 강간 목적으로 집에 침입하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해보입니다. 피의자가 과거 성범죄 전과가 있다는 점, 젊은 여성의 뒤를 밟아 집에 들어가려고 하였다는 점만으로 바로 침입의 목적이 강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주거침입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이고, 주거침입 강간은 벌금형이 없고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형량 차이가 크기 때문에 법원은 단순한 주거침입을 넘어 강간의 목적이 있었는지 엄격하게 심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에서는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했으니 경찰의 판단을 인정한 것이라고 하나, 법원은 “위험성이 큰 사안”이라고만 했지 “범죄가 소명된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혼자 사는 여성들은 일이 벌어져야만 관심을 가질 거냐고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남성이 쫒아온다고 신고를 해도 현행법으로는 경범죄로 범칙금 8만원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어렵게 피해사례를 모아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해도 경찰관이 동행 보호하는 것도 아니고 위반 시 과태료에 그치고 있습니다. 오히려 보복이 더 무서운 상황입니다. 성매매와 달리 강간, 강제추행 등은 적법한 함정수사로 범인을 미리 검거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당분간은 강간시도가 입증되지 않더라도 주거침입에 대한 선고형을 높이는 식으로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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