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은 '실기'…재정정책은 '언 발에 오줌누기'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19-06-25 16: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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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장대응으로 통화정책 실기, 추경 효과 극히 제한적
정부 중심 정책보다 시장 주도 선순환 정책 전환 촉구

늦장대응으로 통화정책 실기, 추경 효과 극히 제한적
정부 중심 정책보다 시장 주도 선순환 정책 전환 촉구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경제학회장들을 역임했던 전문가들이 정부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현 정부의 재정정책은 '언 발에 오줌누기'라고 지적했고, 통화정책은 재정정책화의 엇박자로 실기했다고 비판했다. 또 경제활력을 되살리기 위해선 정부 주도에서 시장 주도로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며 김상조 정책실장이 경제전문가인 만큼 기존과는 다른 정책방향을 기대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소재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기로에 선 한국경제, 前 한국경제학회장들에게 묻는다' 특별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조장옥 서강대학교 명예교수(46대 한국경제학회장), 구정모 CTBC 비즈니스 스쿨 석좌교수(47대 한국경제학회장), 김경수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48대 한국경제학회장)가 참여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소재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로에 선 한국경제, 前 한국경제학회장들에게 묻는다' 특별좌담회에서 (왼쪽 두 번째부터) 조장옥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구정모 CTBC 비즈니스 스쿨 석좌교수, 김경수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가 한국 경제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아시아타임즈
24일 서울 여의도 소재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로에 선 한국경제, 前 한국경제학회장들에게 묻는다' 특별좌담회에서 (왼쪽 두 번째부터) 조장옥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구정모 CTBC 비즈니스 스쿨 석좌교수, 김경수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가 한국 경제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아시아타임즈

◆역성장 못벗어나는 경제…리스크는 미중 무역갈등, 정부 정책
이들은 당분간 경기하강추세가 유지되거나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수 교수는 "2011년부터 한국경제는 2~3%대로 성장이 둔화되며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급격히 하락했는데 이 추세가 최근 더 강화되고 있다"며 "생산성을 높이지 않는다면 저성장추세는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 강조했다. 구정모 교수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와 정치적 실험 및 역량부족이 현재의 역성장의 원인으로, 이러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로는 미·중 무역갈등을 꼽았다. 구 교수는 "최악의 경우 중국으로부터는 제2의 사드보복, 미국에서는 관세부과로 미·중 양쪽으로부터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경계했다.


반면 조장옥 교수는 정책 리스크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대외적으로 가장 큰 현안이지만 현실과 괴리된 경제운용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최근 정부정책은 고용과 성장 나아가 분배까지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배 정책도 중요하지만, 우리 경제의 발전단계에서는 성장이 전제되지 않으면 분배를 포함한 모든 면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조장옥 교수는 "경제의 하향화 추세는 적어도 당분간은 막을 수 없다"며 "정책의 대전환이 있을 경우에는 내년 후반기나 돼야 개선될 수 있겠지만, 고 주장했다.


◆금리인하 실기... 추경은 재정 부담만 가중
경제활성화를 위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에 대해 김 교수는 정부가 경기부진의 원인을 생산성 침체가 아닌 경기순환과정 중에 일어나는 경기하강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준금리 인하는 시기가 늦었고 추가경정(추경)편성은 재정 부담만 가중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지난번 기준금리를 0.25% 올린 것은 한국은행의 반복적인 실책의 단적인 예"라며 "습관성으로 추경을 할 바에야 본예산에 편성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작년과 재작년의 금리 인상 시점이 늦어지면서, 한국은행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엇박자를 야기시켰다"며"며 "올해 상반기에 금리인하가 필요했고,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예정돼야 했다"고 지적했다.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성장잠재력 확충은 물론 경기부양에도 효과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그는 "재정정책은 '언발에 오줌누는 격'으로 정책 구색맞추기용으로 보인다"며 "경기부양과 성장을 하려면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하지 말고 반드시 감세를 통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시장주도 정책 전환 필요"
한국 경제의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정책전환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구 교수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 포용적성장,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등 많은 정책 구호는 혼란만 가져올 뿐 내실 있고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용, 소득증대 등은 시장이 기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는 인프라 조성, 환경 마련, 세제 지원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반드시 저출산,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끔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수출 회복을 위해서는 무역질서 구축에 참여하기 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해외 M&A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수출에서 제조업 등 주력 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산업이 없어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는 능력이 취약하다"며 "경제 유연성을 키우지 않는다면 '한국판 러스트벨트(제조업 사양화 등으로 불황을 맞은 미국 북부와 중서부지역)가'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 2톱 전격교체 '기대'…"재벌과 경제는 달라"
이와 관련 최근 전격교체된 경제 2톱에 대해한 기대감도 표했다. 조 교수는 "김상조 정책실장은 경제에 대하 잘 아는 전문가로 기대하고 있다"며 "다만 재벌에 댄 잣대를 중소기업과 민간에 갖다대면 망한다. 재벌식으로 경제 다루면 실패한다. 경제는 달래가며 하는거다"고 제언했다. 또 "장하성, 김수현 전 실장에 이어 또다시 인사실패가 이뤄진다면 이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 본인이 경제를 모르면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을 옆에 둬야 한다. 경제가 나빠지면 결국 돈 없는 서민들만 힘들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이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며 "정책실장은 정책 관련 인프라 정비·구축을 위해, 정책수립·운영은 경제수석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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