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 토크] 지자체 상식 벗어난 행정, ‘고로중단·과징금’ 웬 말

이경화 기자 / 기사승인 : 2019-06-26 14:00:5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포항제철소 4고로에서 녹인 쇳물을 빼내는 출선 작업 모습. (사진제공=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에서 녹인 쇳물을 빼내는 출선 작업 모습. (사진제공=포스코)

[아시아타임즈=이경화 기자] 지방자치단체들이 탁상행정의 표본을 보여줬습니다.


앞서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임의로 고로(용광로) 안전밸브인 블리더를 개방해 오염물질을 배출해왔다며 열흘간의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예고했던 전라남도는 비판이 쇄도하자 과징금 6000만원 부과로 대체할 모양인데요.


이로 인해 충청남도와 경상북도로부터 똑같이 조업정지라는 극약처방을 받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포스코 포항제철소 역시 최악의 상황은 모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극단적 행정조치에도 뒷짐만 지고 있던 정부가 21일이 돼서야 민관협의체를 만들어 논의를 시작하기도 했죠.


명분은 블리더 개방으로 인해 배출되는 오염물질 문제와 산업계 피해 우려 등에 대한 합리적 해결방안 모색이라지만 앞뒤가 바뀐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고로 가동 중단 처분이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이 막대하고 기술적 대안도 없는 사안에 대해 환경단체 측 일방적 주장만 받아들인 지자체의 행정처리를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오더군요.


제철소 고로 안전 필수 공정을 문제 삼아 조업을 중단시킨 것은 같은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전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지요. 때문에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 할 지자체들이 상식 밖의 행정처리를 해 빈축을 샀습니다.


‘과징금을 내면 당장 조업정지 패스’ 대응 또한 논란이 분분하긴 매한가진데요. 현행 대기환경보전법 제31조에는 화재나 폭발 등의 사고를 예방할 필요가 있어 시·도지사가 인정하는 경우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오염물질을 배출할 수 있는 공기 조절장치나 가지 배출관 등을 설치하는 행위를 인정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자체는 위 내용을 들어 정전, 화재 등 비상사태에서만 블리더를 개방해야 하는데 이를 임의로 열어 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이 현행법 위반이라고 다른 판단을 내려 철강업계의 어안을 벙벙하게 만들었다죠.


여기서 한 가지 짚자면 대체기술이 없는 가운데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지자체가 제철소에 국내와 동일한 방식을 계속 쓰게 한 것은 자국 산업과 경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자구책이었을 것으로 읽힙니다. 국내 지자체처럼 소의 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까지 죽이는 격이 아닌. 이에 지자체들이 이번에 보여준 행정은 탁생행정이란 비난을 면하긴 어려워 보이네요.


생각을 조금만 해보면 알 수 있는 상식적인 문제를 두고 일을 벌이려했던 지자체의 처사는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 대목입니다. 섣부른 행정처리가 자칫 한국의 기간산업인 철강업의 존립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걸 말이죠. 이제라도 상식이 통하는 행정을 펼칠 것이라 기대해보겠습니다.


[저작권자ⓒ 아시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경화 기자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청년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