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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칼럼] 6월 끝자락에서 바라본 우리 사회 자화상
[강현직 칼럼] 6월 끝자락에서 바라본 우리 사회 자화상
  • 강현직 주필
  • 승인 2019.06.27 16:26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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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주필
강현직 주필

6월의 끝자락이 보인다. 벌써 올해의 반이 훌쩍 지나갔다. 누군가에겐 빠른 시간이었겠고 누군가에는 무척 긴 지루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쯤에서 지난 시간을 한번쯤 되돌아본다. 지나간 일들을 반추해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럼 올해 우리 사회는 어떠했을까, 뒤돌아보기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낙제점이다.

올해 가장 어처구니없는 것은 우리 정치판이다. 국민의 뜻을 먼저 살펴야 할 국회가 극한 대치 속에 단 사흘 본회의를 열었을 뿐이고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89건에 불과하다. 본회의가 80일 만에 정상화되는 듯했으나 그나마 열린 것이 반쪽국회다. 국회에 접수된 법률안·예산안·결의안 등의 본회의 처리율은 30%가 채 안되고 계류된 미처리 법안도 1만5천여건이나 된다고 하니 더 말할 것이 없다. 한마디로 의회정치 실종이다.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과정에서의 고소고발이 여야 발목을 잡고 있다. 내년 4월 총선 규칙인 개정 선거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 심의는 더욱 가시밭길로 언제 본연의 국회로 돌아올지 장담할 수 없다. '일 안 하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 팽배해 있다.

신년 초부터 가장 뜨거운 화두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었다. 남북정상이 만나고 북미 정상회담도 두 차례 열렸지만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서로 신뢰의 끈을 놓지 않은 채 대화 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지만 북미 정상이 다시 머리를 맞대고 비핵화의 획기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이미 많은 진전을 이뤘고 꾸준히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북미협상의 재개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질적인 진전이 있고 남북 경제협력이 탄력을 받으려면 넘어야할 산이 많다.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는 더 큰 난관이다. 경상수지는 2012년4월 이후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고 수출은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단가 하락, 세계 교역량 부진 등 앞으로도 쉽게 나아질 것 같지 않아 더 우려가 크다. 지난해 기업 10곳 중 3곳이 벌어서 이자도 못 낼 정도로 사정이 나빠졌다. 한은에 따르면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계산한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5.9로 전년 6.3보다 하락했다. 대기업은 7.5, 중소기업은 2.5로 중소기업이 훨씬 취약하다. 이 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 것인데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에 가장 나쁜 마이너스 0.4%를 기록하는 등 각 기관마다 성장률을 2%대까지 하향 조정하고 있다.

우리 사회 내부를 들여다보면 더 엉망이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친노동 성향을 보인 문재인 정부의 노-정 관계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의 구속으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집권 초기 노동계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노동 존중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했으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계기로 갈등 국면으로 들어섰고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전면적인 투쟁을 선언하기에 이뤘다.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물론 일자리위원회 등 주요 위원회에 불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의 갈등 수준도 더 우려스럽다.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은 진보와 보수 간 이념 갈등(87%)이 심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경영자-노동자(81.6%), 정규직-비정규직(79%), 빈부(75.1%), 대기업-중소기업 간 갈등(71.3%) 등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련된 갈등이 도를 넘고 있다. 사회를 비관적으로 보는 비율도 높아 '차별과 소외가 심한 사회'(0점)에 가까운지, '배려와 포용의 사회'(10점)에 가까운지를 질문한 결과 평균점수는 4.53점에 불과했으며 미래 희망사회 여부를 묻는 질문도 5점도 되지 않았다. 사회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젊은 세대일수록 심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우리 사회가 '갈등 사회'이면서도 갈등을 풀어나갈 기반이 취약하고, 젊은 세대들이 꿈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있다.

올 상반기를 돌아보면 우리 사회가 총체적 난국을 맞고 있음을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국민들의 촛불시위로 태어난 정부가 어찌 이 지경까지 내몰리고 있는지 답답하다. 그러나 개선 방도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귀를 크게 열고 국민의 요구를 경청해 정책을 수정하기 바란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에서 ‘무서운 성적표’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jigkh@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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