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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거센 '수시채용' 바람…채용문 좁아지나
금융권의 거센 '수시채용' 바람…채용문 좁아지나
  • 유승열 기자
  • 승인 2019.07.07 10:25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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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 '공채폐지'…내년부터 '수시채용'
경력 위주 채용, 일반직군 규모 축소 등 부작용 우려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보수적인 금융권에 새로운 채용 바람이 불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내년부터 신입행원 채용 방식을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바꾸기로 했다. 다른 은행들도 일부 시행중인 수시채용 규모를 확대하며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채 폐지, 수시채용에 대한 부작용 가능성을 우려하며 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이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올해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부터 수시채용으로 신입행원을 뽑는다. 공채는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은행권에서 공채 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KEB하나은행이 처음이다.

KEB하나은행이 검토중인 채용 방식은 6~8주의 인턴 기간을 거쳐 우수 인력을 채용하는 '채용연계형 인턴십'과 디지털 등 전문 분야를 수시로 뽑는 '전문 분야 수시채용'이다.

은행권에서도 '수시채용 확대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공채를 통해 대규모 신입행원들을 뽑으면서도 특정 전문분야에 한해 수시채용을 도입해왔다.

국민·우리·신한은행 등은 디지털 분야에 한해 전문인력을 수시채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ICT 분야 채용을 연중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고 필요 직무별 우수 인재를 적기에 채용할 수 있는 '디지털·ICT 신한인 채용위크'를 신설했다.

농협은행 등도 공채를 일반 및 IT분야로 나눠 실시하고 인재 확보 및 육성에 나서왔다.

최근 은행산업이 전통적 은행에서 디지털 기업으로 변모(Transformation)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ICT 분야 우수 인재 확보가 중요해짐에 따른 것이다.

수시채용은 기업이 육성하고자 하는 분야에 인력을 집중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해당 분야에 관심이 많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뽑을 수 있다. '공채모집 공고'만 보고 무조건 이력서를 넣어보는 허수 지원자도 최소화할 수 있다.

반면 공채의 경우 기업이 연간 채용 규모를 일괄적으로 정해놓고, 인력들을 일단 뽑아놓고 보는 방식은 예전 일반 영업인력이 많아야 했던 상황에나 유효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정부의 일자리 창출 방침에 동참하기 위해 매년 공채 규모을 늘리는 것도 디지털 시대 인력효율화를 끌어올려야 하는 은행으로선 부담이다.

채용비리로 도입된 블라인드 채용 제도도 은행에게는 리스크 요인이다. 나이, 학력 등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로 대규모 인력을 뽑으면 그만큼 리스크도 커지게 된다.

이에 다른 업권의 대기업들은 이미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10대 그룹 중 최초로 정기 공채를 폐지했으며, LG그룹도 LG화학, LG생활건강, LG상사 등 계열사마다 수시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채 폐지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일반직군의 신입직원들을 취업의 문턱이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란 점이다.

시대변화에 맞춰 IT 전문직들 위주로 뽑다 보면 일반행원 채용 규모는 그만큼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은행원을 꿈꾸며 준비했던 취업준비생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취업을 준비하는 한 취업준비생은 "은행 취업이 더욱 힘들어지게 됐다"며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언제 뜰지도 모르는 공고를 기다리며 애태우는 상황을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인력에서도 신규채용이 많아지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은행들은 전문성이 확실치 않고 업무를 배워야 하는 신입직원보다 바로 업무에 투입돼 즉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한다.

은행 IT부문 담당인력 중 많은 비중이 경력직인 것은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가 지난달부터 실시한 공채도 경력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채용비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IT 분야 인력 확보를 위해 은행들은 관련 업계에서 인정하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그를 중심으로 팀을 꾸리는 게 대부분이다. 때문에 대부분 전문가가 잘 알고 인정하는 인력들로 팀이 구성되는 경우가 있다. 수시채용으로 '그들만의 팀'이 꾸려질 수 있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디지털 기업으로 변모하면서 일반직군의 필요도는 많이 떨어졌고, 이에 따라 채용방식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며 "무조건 채용방식 변화에 발맞추기 보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y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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