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왜 서울에 있는 걸까요?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19-07-12 15: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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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만 있는 김기홍"…지역민 불만 '폭주'
"지방금융 회장으로서 본연의 역할 이행해야"
전북은행, 거점지역 여신점유율 4분의 1 불과
사회적 경제기업, 기술금융 지원서도 '최저'

전북은행, 거점지역 여신점유율 4분의 1 불과
사회적 경제기업, 기술금융 지원서도 '최저'
"서울에만 있는 김기홍"…지역민 불만 '폭주'
"지방금융 회장으로서 본연의 역할 이행해야"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지역사정에 밝은 지방은행의 장점을 활용해 신생·중소기업에 대한 관계형 금융을 활성화하고 일시적 어려움에 처해 있으나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선별해 필요한 자금중개 역할을 수행해달라. 차주에게 부담을 지우는 일이 없도록 대출금리 운영을 합리화하고 지방 소재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이 완료될 때까지 지방은행이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JB금융지주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JB금융지주

지난 3일 광주은행 본점에서 열린 지방은행장 간담회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방은행장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그만큼 지역경제가 악화되면서 지방 소재의 은행들이 지형 밀착 관계형 금융으로 지역민과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되어 달라는 간곡한 부탁이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취임 100일 맞이 기자간담회에서 '작지만 강한 금융그룹'의 포부를 밝혔다. 김 회장은 지속가능한 수익성이 수반될 수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와 동남아 국가 금융시장 진출 계획을 전했다. 연고지 중심의 경영 강화도 성장의 핵심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수도권에서 시장점유율이 1% 증가하면 연고지역에서 9%에 해당한다. 수도권에서 1%보다 9%가 올라가는 것이 그룹에서도 높은 가치를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고지에서의 성장이 핵심임을 강조했다. 전북은행은 올해 전주지역에 3개의 점포를 광주은행은 광주·전남지역에 4개의 점포를 신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김 회장이 밝힌 포부와 달리 JB금융은 지역 밀착 관계형 금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정작 뿌리를 두고 있는 전북지역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역 기반의 금융지주로서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당연한 지적이다.


JB금융 본사는 전북이 아닌 서울 여의도에 위치해 있다. 이사회는 물론 전략·재무·인사·홍보 등 주요부서도 이곳에 있다. 김 회장도 매일 여의도 사무실로 출퇴근하고 있다. 그는 연고지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취임 이후 첫 행보로 지주 조직을 은행 본점과 지점으로 내려보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 회장은 금융감독원 부원장, 한국금융학회 이사,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및 지주사설립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더 큰 물에서 놀기 위한 포석일 경우나 본거지인 지역보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 큰 크림을 그리는 활동과 거점 변화도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지역민들에게 오해를 받을만 하다. 지방 금융회사가 전국구를 넘어 글로벌 금융회사로 거듭난다는데 반대할 일은 없다. 하지만 전북을 대표하는 금융지주사의 수장으로서 활동무대인 현지 지역을 벗어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 지역 금융 지원과 금융서비스를 통해 지방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서민들의 금융애로와 청취에도 모자랄 판에 기업의 성장에만 몰두한 처사 아니냐는 비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들의 거처와 집무실은 뿌리를 두는 지역에 있고, 지역 내 활동도 활발해 지역민들과 많은 소통을 한다"며 "그러나 김 회장의 경우 취임 이후 지방에 내려간 적이 거의 없어 자회사 은행들은 물론 지역 내 커뮤니케이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JB금융은 '수도권 사랑'이 남다르다. 호남지역보다 수도권의 점포 수가 더 많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수도권 점포수는 16개, 31개로 지방은행 중 가장 많다. 이들 은행의 수도권 점포 수 비중은 전체의 20%를 넘어선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대출영업도 수도권에 쏠리고 있다. 전북은행의 경우 지난해 수도권 이익률은 35.6%에 달한다. 호남지역의 경제가 악화되면서 수익성 극복에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에 틈새시장을 노린 생존전략이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거점지역 여신점유율은 지속 감소해 지난해 말 기준 24.06%, 20.4%로 축소됐다. 이는 부산은행 25.9%, 제주은행 25.7%, 대구은행 24.8%보다 낮은 수준이다.


호남지역은 경기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등으로 전북 경제의 현실이 암울하다. 전북의 경제 지표는 전국 하위권을 맴돌고 있고 각종 경제지표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경제·산업통계 발표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1인당 연간 지역내총소득(GNI)은 2455만원으로 전국 최하위다. 지역내총생산(GRDP)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재정자립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이며 실업률은 치솟고 있다.


전북은행은 빈곤과 불평등과 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경제 기업'에 지방은행 중 가장 소극적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은행의 사회적 경제 기업 지원 실적은 전북은행이 2억3400만원으로 지방은행 중 가장 낮았으며 광주은행은 9억1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자료제공=금융위원회
/자료제공=금융위원회

자본과 담보가 부족하지만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창업기업 지원을 위한 기술금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5월 기준 전북은행의 기술금융대출 잔액은 420억원으로 은행권에서 '꼴찌'다. 부산은행은 6조3170억원, 대구은행 5조5817억원, 경남은행 5조2273억원, 광주은행 9198억원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은행 산업은 경기변동에 민감한 산업이다. 경기에 따라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영향을 받는다. 수익을 추구하기 위한 기업으로서의 속성은 충분히 이해 간다. 특히 지방은행은 해당 지역의 경제발전을 위해 지역자금을 조성하고 또한 조성된 자금을 지역 내 가계 및 중소기업에 공급하는 등 지역사회의 개발과 지역산업 육성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수치상으로도 JB금융은 지방 금융회사로서의 역할과 임무는 뒷전인데 지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 회장의 취임 이후 수익성 제고와 타 금융지주와 경쟁을 위한 몸집불리기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방경제가 어려워 연체율 악화가 우려된다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대출을 무조건 회수하기 보다는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해 기회가 필요한 사람들에겐 지원을 해줘야 한다"며 "돈을 쫒는 것은 은행의 속성이지만, 어려울 때 금융지원으로 숨통을 트여주는 것도 은행의 속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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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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