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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칼럼] 함께 어우러지는 합창의 힘
[김종호 칼럼] 함께 어우러지는 합창의 힘
  • 김종호 한세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승인 2019.07.10 11:19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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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한세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김종호 한세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여러해 전에 제주도에서 개최된 합창경연대회의 심사위원으로 다녀온 적이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합창단이 있으면 도 단위로 합창 경연이 이루어질까 생각 했었는데 의외로 많은 곳에서 마을 단위의 합창단이 결성 되어 있었고, 많은 부부들이 함께 합창 활동을 하는 걸 보고서 당시의 합창 열풍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어느 합창단에서는 부족한 남자 단원의 자리에 해안 초소를 지키는 젊은 군인들이 같이 하며 눈길을 끄는 경우도 있었다.

합창은 노래할 때 옆 사람의 숨결을 느끼고 옆 사람의 소리를 듣는 것이 필요하다. 옆 사람과 들숨 날숨을 같이하고 소리를 일치시켜 마치 전체가 한 사람의 호흡처럼 느끼며 노래할 때 아름다운 화음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국립합창단원으로 활동할 때 모든 단원이 일치된 호흡으로 연주하며 느꼈던 짜릿함을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많은 도시에 시립 합창단이 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어졌지만, 80년대 중반까지는 국립 합창단이 1년에 한 번씩 전국적으로 지방 연주를 다니곤 했다. 단원들이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선후배로 구성된 집단이니까 관계의 끈끈함이 유별났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합창을 통해서 뭉쳐진 집단이어서 그 관계가 더욱 각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합창의 큰 매력이 무엇보다도 호흡을 같이 하면서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함께 어우러지는데 있기 때문이다.


4년 전에 필자의 제안으로 서울. 경기지역에 있는 고등학교 동문 중에서 노래 부르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재경 동문 합창단을 결성하였다. 매주 한번이나 두 번씩 모여서 연습하며, 크고 작은 행사나 음악회 그리고 정기 연주회 등 분주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60여명의 단원이 80대에 이르는 선배부터 20대 후배까지 60년을 어우르는 모임이다 보니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연령 폭을 갖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고등학교 동문으로 구성된 모임이 특별한 결속력을 보이는 특징도 있기는 하지만 60년이라는 긴 세월을 넘어서 서로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 그리고 즐거운 시간을 선사하는 힘은 역시 합창을 매개로 모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어우러지는 합창의 힘을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들이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합창이 옆 사람의 숨결을 느끼고 옆 사람의 소리를 들으며 타인을 존중하고 같이 어우러지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좋은 교육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잘못된 개인주의와 물질 만능주의, 인명 경시 풍조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이것을 위한 해결책은 예체능 교육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학업 성적 중심인 기능 위주의 교육에서 같이 살아가는 세상에 필요한 공감 능력을 키우는 교육으로 변화해야 한다. 언제부터인지 유명무실해진 예체능 교육을 부활시키고 초, 중, 고등학교의 예체능 교육을 강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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