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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칼럼] 아직 끝나지 않은 '붉은 수돗물' 공포
[강현직 칼럼] 아직 끝나지 않은 '붉은 수돗물' 공포
  • 강현직 주필
  • 승인 2019.07.11 15:35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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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주필
강현직 주필

인천에서 시작돼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붉은 수돗물'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질이 정상화됐다고 발표한 뒤에도 피부질환과 위장염을 호소하는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먹는 물에 대한 국민 불안감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인천에서만 26만1000여세대, 63만5000여명이 피해를 보고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도 1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환경부는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인천 공촌정수장에 물을 공급하는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의 전기설비 검사 때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면서 기존 관로의 수압을 무리하게 바꾸다가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하면서 발생했다고 결론내고 설치 후 일정 기간이 지난 상수도관은 관 종류, 직경에 따라 5∼10년 주기로 세척을 의무화해 녹물, 물때 탈락에 대비하고 사고 징후를 실시간 감시·예측하기 위한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붉은 수돗물’ 사태는 관리자의 실수로 밝혀지고 있지만 결국은 오래 된 수도관과 수도관 내부의 침전물을 원인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태가 확산되자 지자체들은 노후 수도관을 모두 교체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보편적으로 수도관의 내구연한은 주철관·강관은 30년, 폴리에틸렌관은 20년으로 보고 있는데 2017년 기준 매설된 지 30년이 넘은 전국의 상수도관은 전체 20만9340㎞의 6.6%에 해당하는 1만3823㎞에 달한다. 또 2034년까지 전체 상수도관의 32.4%에 해당하는 6만7676㎞가 내구연한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도의 경우 도내 수도관 3만4890㎞ 가운데 내구연한이 지난 노후 수도관은 5.5%인 1927㎞로 노후관 교체비용을 1㎞당 5억원으로만 잡아도 1조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전남도도 ‘붉은 수돗물’ 수질 사고에 대응해 노후 수도관 교체 사업에 지난해까지 436억원을 집행했으며 올해는 13곳 802km에 721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인천시의 ‘붉은 수돗물’ 사태는 노후 수도관이 원인이라기보다는 수도관의 침전물인 녹이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면서 빠른 유속에 의해 떨어져 가정으로 공급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인천 상수도관은 1998년 매설된 주철 소재의 수도관으로 내구연한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수도관 매설 후 20~30년이 지나면 내부 부식으로 통수능력이 저하되지만 수돗물 내 이물질 사고는 다른 복합적인 원인으로 누수, 적수, 이물질 검출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붉은 수돗물'사태가 유독 주철관에서 발생했다는데 주목하며 수도관 소재에 대해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사용하는 수도관은 주철관과 강관, PVC관, PE관, 스텐레스관이 있다. 2017년 기준 배수지에서 급수지를 연결하는 배수관으로 주철관이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PVC관, PE관 순이고 가정으로 직접 연결되는 급수관은 스텐레스관이 35%로 가장 많으며 주철관을 단 2%에 불과하다. 또 최근 5년 이내 매설한 수도관은 PVC관, PE관, 주철관, 스텐레스관, 강관 순으로 노후 상수도관 교체에는 폴리에틸렌 재질로 만들어진 수도관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결국 노후 수도관의 대부분이 주철관인데 비해 최근 매설되는 수도관은 PVC관, PE관으로 변화하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붉은 수돗물‘사태를 겪으며 증시에서는 강관·토목건설 관련 종목이 초강세를 보였다. 수도·가스 배관에 쓰이는 강관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로 국내 주철관의 80%정도를 공급하는 한국주철관이 가장 수혜주로 떠올랐는데 한국주철관은 2008년 수입한 중국산 주철관을 KS인증 제품으로 위장해 각 지자체에 납품하고 장학금 지급 명목으로 지자체 상수도 담당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돼 파문을 일으킨 업체이기도 하다.

주민들은 수돗물을 마시는 건 꿈도 못 꾸고 설거지를 하거나 먹거리를 씻을 때도, 샤워할 때도 생수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생숫값이 비싸지만 지금도 울며 겨자 먹기로 생수에 의존하는 가정이 많다. 공기와 물은 평소엔 귀한 줄 모르지만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중의 필수요소다. 오염된 공기와 물이 몸 안으로 들어가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녹물로 몸을 씻으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다. 깨끗한 물에 대한 욕구는 당연한 일이고 깨끗한 물 공급은 정부와 지자체의 기본 책무이기도 하다. 아직 계속되고 있는 ’붉은 수돗물‘ 공포를 보며 자체에 수도관 공급체계와 수도관 관리체계에 대해 전반적인 개편과 혁신을 제안한다.


jigkh@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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