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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칼럼] 시간 단축 노력의 문제점
[성공 칼럼] 시간 단축 노력의 문제점
  • 김종배
  • 승인 2019.07.15 09:45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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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배 성신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김종배 성신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개인뿐 아니라 기업에 있어서도 시간은 귀한 자산이다. 동일 과업을 경쟁 기업보다 빠르게 완수할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도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

기업의 여러 과업들 중, 특히 신제품은 그 개발 기간에 소요되는 시간에 따라 시장 성과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신제품 개발 기간의 단축을 통해 시장 선점을 하게 된다면, 산업표준의 설정, 유리한 이미지 및 상표충성도의 장악, 공급 및 유통망의 손쉬운 구축 등의 여러 장점을 누리게 된다.

그 결과 일단 뒤쳐진 회사들은 앞선 회사를 따라잡기 어렵게 된다. 어떤 조사에 따르면, 신제품 출시가 6개월 뒤처진 회사는 앞선 회사와의 실적에서 8분의 1 수준이었다고 한다. 뒤처진 회사에서 원래의 계획보다 자금을 50% 더 투자하면서 선발주자를 따라잡으려 해도 처음 발생한 차이가 다 없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고객욕구의 예측이 어렵고, 시장상황이 급변하는 시장이라면 이러한 개발속도는 신제품의 성패에 직결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신제품 개발에 6개월 소요된다면 6개월후의 고객 욕구 및 시장 수요를 생각하고 신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비해 신제품 개발에 10일 소요된다면 10일후의 상황을 예측하면 되기에 좀 더 오차가 적은 신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와 같이 시간단축 노력의 필요성과 정당성에 대해선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모든 것에는 음과 양이 있듯이 이러한 시간단축 노력에도 부작용과 폐해는 존재한다. 본 고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신제품 개발의 시간단축 노력의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겠다. 

우선 신제품 개발 과정의 가속화에는 과도한 비용이 수반된다. 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해야 하고 더 좋은 도구를 사용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일정 부분을 외부 조직에 맡겨야 한다. 저렴한 대중교통이 아닌 비싼 택시를 이용하면 시간은 절약되지만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둘째, 제품의 완성도가 희생된다. 시간 절약을 위해 검증 절차를 건너뛰거나 또는 고객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는 수정 과정이 생략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로 인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제품, 결함이 있는 제품이 시장에 출시된다. 출시는 빨랐을지 몰라도 이로 인해 시장에서 고객의 신뢰를 잃게 된다면, 이의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셋째, 신제품 개발에 참여한 조직 및 사람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하루에 5시간씩 일하면 무리가 없지만 이의 단축을 위해 하루에 10시간씩 일한다면 해당 과업은 조속히 나겠지만 후속 과업에는 무언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예: 갈등, 스트레스, 업무 피로도 등).

넷째, 빅 아이디어의 제품이 나오기 어렵다. 목표의 우선 순위가 시간단축으로 기울게 되면, 기존 제품에서 크게 벗어난 혁신적 제품의 개발을 꺼리게 된다. 다시 말해 개발이 용이하고 위험성이 적은 신제품 개발 과업을 선호하게 된다. 혁신적 신제품이 나오려면 여유롭고 장기적인 발상의 자유가 허용되어야 한다.

또한 시행착오, 도전적 모험도 독려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불필요한 것들(?)에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주어져야 한다. 시간 단축, 또는 단기 성과를 강조하는 기업에서는 시장을 뒤흔들만한 혁신적 제품이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업무의 가속화를 통해 시간단축을 하는 노력은 분명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시간 단축을 왜 하려 하는지, 무엇을 위해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올바른 방향의 확립이 있은 다음에 시간단축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고민한다면 보다 바람직한 성과를 거둘 것이다. 본 고에서는 비록 신제품 개발을 중심으로 시간단축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기서 언급된 대부분의 내용들은 기업의 다른 과업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도 보편적으로 적용된다. 시간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도 많다. /글=김종배 성신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newpearl@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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