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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조차 못가는 택배노동자들의 호소…‘택배 없는 날’ 제안
휴가 조차 못가는 택배노동자들의 호소…‘택배 없는 날’ 제안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9.07.16 03:28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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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 하루 휴가가려면 최소 12만5000원 토해내야 해
택배노동자, 8월 16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해 달라 호소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택배기사 15년 하면서 휴가 다운 휴가 한번 가보질 못했습니다. 부친상 때도 일주일 쉬고 200만원을 썼고요.”(울산지역·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 A씨)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택배노동자들이 여름철 휴가를 위해 8월 16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노동자도 자영업자도 아닌 특수고용직(이하 특고직)이라는 애매모호한 위치 때문에 제대로 쉴 수 없기 때문이다. 

택배노동자 기본권 쟁취 투쟁본부가 15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모든 택배노동자에게 휴식을! 8월 16일 택배 없는 날' 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15일 택배노동자 기본권 쟁취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8월 16일 택배 없는 날’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국민들과 택배사에 ‘8월 16일 택배 없는 날’을 제안한다”며 “국민 여러분들에게는 가족과 함께 휴가 한 번 갈 수 없는 택배노동자들에게 휴식을 보장하도록 양해를, 택배사에게는 여름휴가가 가능하도록 대책 마련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들 택배노동자들은 “국민들이 양해하고 택배사가 결심하면 택배노동자 여름휴가는 가능하다”며 “사실 고객사들도 여름휴가를 떠나기에 통상적으로 7월말부터 8월초중순까지는 물량이 평소 대비 절반수준까지 감소한다”며 택배 없는 날을 제안했다. 

이들이 광화문 광장까지 나오게 된 이유는 택배노동자들이 휴가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서다. 택배노동자들은 병가나 휴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대체할 인력을 충원해야 하고, 건당 배송수수료보다 500원씩 더 지불해야 하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택배노동자 기본권 쟁취 투쟁본부가 15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모든 택배노동자에게 휴식을! 8월 16일 택배 없는 날' 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택배노동자 기본권 쟁취 투쟁본부가 15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모든 택배노동자에게 휴식을! 8월 16일 택배 없는 날' 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예컨대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하루 평균 배송량인 250개~300여개를 기준으로 보면 택배기사가 하루를 쉬기 위해서는 최소 12만5000원은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태완 택배연대 위원장은 “택배노동자들이 쉬기 위해서는 용차를 써야 한다”며 “배송 수수료외에 건당 500원씩 더 내야 하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대체 인력이 잘 구해졌을 때 이야기다. 만약 잘 구해지지 않으면 700원까지 올라 간다”고 말했다. 

즉 택배기사들이 하루를 쉬기 위해서는 최소 12만5000원, 하루 벌이(택배배송 수수료 포함)로 보면 30만원 이상은 손해를 봐야 쉴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택배기사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며 “모든 택배기사가 땀 흘려 일한 만큼 그에 맞는 휴식을 보장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투쟁본부는 이날 광화문 광장 기자회견을 비롯해 경기·경남·광주에서 같은 내용으로 동시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16일에는 울산, 20일은 대구·경북 등 전국에서 휴식보장을 요구할 계획이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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