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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너 몰린 에픽세븐, 말보다 행동으로 나설 때
[기자수첩] 코너 몰린 에픽세븐, 말보다 행동으로 나설 때
  • 이수영 기자
  • 승인 2019.07.16 01:04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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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산업부 기자
이수영 산업부 기자

[아시아타임즈=이수영 기자]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는 이기적이다. 대상을 기업으로 보면 이기심은 더욱 극대화된다. 그런데 기업의 이기적인 마음이 소비자보다 우선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에픽세븐 사태가 바로 그렇다.

에픽세븐은 여전히 아비규환 속이다. 치트오매틱 사건이 떠오른지 벌써 2주가 넘어가는데 유저들은 여전히 서비스를 맡은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측과 개발사인 슈퍼크리에이티브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사과문이라고 올린 공지문은 유저들의 화를 오히려 북돋았고, 이번 사태는 시발점이었던 치트오매틱에서 벗어나 스마게의 게임 운영에 초점이 맞춰지기까지 했다.

그런데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스마일게이트와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움직임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전날(15일) 이들이 긴급히 자사 판교 근처에서 개최한 유저 간담회에선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

강기현 슈퍼크리에이티브 CTO는 "매크로라는 게 제재하게 되면 100% 완전한 경우만 제재해야 하는데, 탐지에 있어 확신이 없는 부분이 있다"며 "매크로를 정밀하게 검출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오도록 기술팀을 통해 불편함 없도록 방법을 분명히 만들겠다. 사업팀과도 논의해 앞으로 보완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아직 매크로를 원천 차단할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이번 간담회는 매크로 때문에 화가 난 유저들과 소통하고 해결책을 공유하는 자리가 아니었던가. 또한 스마일게이트과 슈퍼크리에이티브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모두 알고 있었다'는 말을 번복했다. 애초 일이 커지기 전에 해결할 순 없었을까 의문이 들게하는 부분이다.

조금 더 들어가보면 불편한 진실이 보인다. 워낙 이슈 막기에 긴급하다보니 월요일 오후 7시에 간담회 일정을 잡았다. 아직 어떠한 대책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말이다. 이번 간담회는 오직 에픽세븐을 위해 저 멀리 부산에서 올라온 유저, 일찌감치 가게 문을 닫고 온 자영업자, 학생, 퇴근하고 바로 달려온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이 모인 자리였다.

결국 간담회에 참석한 유저들은 치트오매틱과 관련해 "조만간 자리를 마련해 다시 설명드리겠다"는 해명을 꽤 오래, 긴 시간을 허비해 들어야만 했다. 간담회는 자정을 넘어 새벽까지 진행됐다.

15일 경기 성남시 판교 스마일게이트 캠퍼스 인근 W스퀘어에서 에픽세븐 계승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에픽세븐 이용자 100명이 참석했다.
15일 경기 성남시 판교 스마일게이트 캠퍼스 인근 W스퀘어에서 에픽세븐 계승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에픽세븐 이용자 100명이 참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과문조차 제대로 쓸 줄 몰라 사태를 키우더니,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간담회에서 기회를 날렸다. 확률형 캐릭터 뽑기에 대한 유저 불만이 높은 상황에 '천장' 시스템을 내놓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이 말은 적어도 이번 자리에 나와선 안될 말이었다.

천장은 게임에 일정 수준 이상 돈을 쓰면 확정 보상으로 5성 캐릭터를 주는 시스템이다. 스마게는 40회 이상 캐릭터(월광소환)를 뽑으면 5성 캐릭터를 주는 방식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에픽세븐에서 캐릭터 뽑기 월광소환을 40회하면 1320만원이 든다. 이 만큼 비용을 들이면 5성을 확실히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5성 확률이 '극악'이라는 걸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물론 게임사가 기부단체도 아니고 수익성을 따지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유저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자리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것 자체만으로 진심성이 흐리게 되는 건 사실이다.

스마일게이트와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며 행동을 주저하는 동안 무고한 유저들이 떠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동안 쌓은 의리를 생각해 마지막 기회라도 줘보자고 유저들이 모였다. 게임사가 이기심을 잠시 내려놓고 말 뿐만이 아닌 진심을 보여줄 때다.

번호표를 뽑을 정도로 줄을 서야 했던 맛집도 손님이 끊기면 더 이상 맛집이라고 할 수 없다.

l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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