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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호 칼럼] 양반다리 힘들다면 허리 아닌 고관절 의심
[강지호 칼럼] 양반다리 힘들다면 허리 아닌 고관절 의심
  • 강지호 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
  • 승인 2019.07.17 17:25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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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호 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
강지호 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우리나라는 좌식문화가 발달하여 고관절이 움직이는 범위가 서양인에 비해 넓은 편이다. 그런데 간혹 양반다리를 할 때에 불편하거나 통증이 있고 심지어 다리를 벌리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고관절을 감싸는 인대와 관절낭 안에 존재하는 관절와순이 늘어나거나 찢어지면서 고관절의 활액막을 붓게 만들고 활액막과 함께 관절와순이 관절운동을 간섭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고관절이 부어오르면 좌골신경을 압박하여 좌골신경통을 일으키기도 하고 엉덩이 부위의 근육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엉덩이 통증은 허리 디스크 질환이나 척추관협착증 같은 허리 질환으로 인한 신경 압박 증상과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증상만 유사할 뿐, 통증의 원인은 전혀 다르다. 엉치 통증이 생겼을 때 허리 부위 치료를 적극적으로 해도 낫지 않는다면 고관절 부위의 질환을 의심하고 이에 대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고관절 질환에 대한 검사와 치료가 발달하면서 진단도 다양하게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이상근 증후군이 있다. 이상근 증후군은 엉덩이 근육인 이상근이 좌골신경을 압박해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까지 통증과 감각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과거에는 엉치통증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관절와순 파열, 활액막염, 대퇴 비구순 충돌증후군 등의 진단명으로 대체 되고 있다. 이는 과거 어깨통증을 흔히 오십견으로 진단을 하다가 점차 통증의 원인에 따라 세분화된 진단이 가능해지면서 치료법도 달라지고 발달한 것과 같다.

엉치통증의 원인이 되는 흔한 고관절 질환으로 대퇴비구 충돌증후군과 고관절 관절와순 파열, 활액막염, 고관절 원형인대 파열, 연골 파절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퇴비구 충돌증후군은 마라톤, 자전거 타기, 오랜 기간 앉아 있거나 양반 자세를 유지하는 등 고관절의 정상 범위를 넘어서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태에서 나타난다. 고관절을 이루는 대퇴골과 비구가 반복적으로 충돌하는 것이 원인이며, 주로 고관절을 돌리거나 특정 자세를 취할 때 툭툭 소리와 걸리는 느낌 등 가벼운 불편이 나타난다. 통증이 심하지는 않지만 고관절염, 고관절 관절와순 파열 등의 선행 원인이 된다.

관절와순은 골반과 넙다리뼈가 연결되는 관절 가장자리를 둘러싸면서 고관절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고관절의 중요한 조직이다. 주로 반복된 충격이나 장기간 압력에 의해 손상되지만 골반의 비구와 대퇴골의 목부분 사이에 관절와순이 끼면서 찢어지거나 터지기도 한다. 관절와순 파열 초기에는 사타구니 안쪽이나 엉치부위 통증이 나타나고 심해지면 걷거나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등 특정 자세를 취하기 어려워진다. 엉덩이 뒤쪽에서 허벅지쪽 방사통이 나타나는 등 허리디스크 손상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외에도 석회화건염,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등 다양한 고관절 질환이 엉치 통증을 유발한다. 고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고관절의 회전 움직임이 어려워진다. 쉽게 말하면, 일상생활 중에서 양반다리 자세나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등이 힘들어진다. 경미한 정도라면 휴식과 함께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면 되겠지만 오래 지속된 통증이라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한 경우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고관절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꾸준한 운동이 필수다. 나이가 들면서 관절을 유지하는 뼈, 연골, 인대, 근육 등이 약해지는데, 이런 경우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정도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도한 운동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최근에는 중년 이후 요가를 하는 인구가 늘면서 관절와순의 손상도 많아지고 있다. 관절의 범위를 넘어서는 무리한 자극은 이미 형성되어있는 관절 구조에 변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경사가 심한 곳의 등산은 피하고 낮은 구릉지 정도인 둘레길 정도로 자신의 체력에 맞추어 산책하는 것도 좋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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