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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의 갈등, 이재용에 경영능력 입증 '기회'...전쟁 중 장수 안 바꿔"
"일본과의 갈등, 이재용에 경영능력 입증 '기회'...전쟁 중 장수 안 바꿔"
  • 김지호 기자
  • 승인 2019.07.31 00:41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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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신진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원장(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이재용 부회장에 삼성전자 등 지분확보보다 중요한 일은 경영능력을 통해 주주와 임직원에 지지를 받는 것입니다.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이번 일본과의 갈등은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신진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원장(연세대 교수)
신진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원장(연세대 교수)

신진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원장(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갖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일단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갈 수 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일본은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조치에 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 원장은 “삼성그룹이 비용 등에 문제로 지주사 체제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결국은 (지배구조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분을 줄이라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8.51%)과 삼성화재(1.49%)는 삼성전자 지분을 9.99% 보유해 일단 금융사가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10% 이상 갖지 못하게 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은 충족한 상태다.

그러나 자산 평가 기준을 취득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보험업법 개정안과 금융그룹이 비금융계열사 발행 주식을 5% 이상 소유하는 경우 초과분을 5년 이내에 매각하는 내용의 금융그룹 감독에 관한 법안 등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앞서 지난 5월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하고 미래먹거리를 만들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이 좀 더 적극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삼성 지배구조의 핵심 문제는 삼성생명이 고객의 돈을 이용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금산분리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같은 달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매각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신 원장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정농단 등 그 사단이 났다”며 “합병이 무효화될 정도의 불법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이제 이전 방식으로는 지분승계가 불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상속세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삼성그룹은 지속돼야 하지만, 경영을 창업자 일가가 꼭 해야 하는가는 다른 문제”라며 “지분보다는 오히려 경영능력이 더욱 중요하고 이는 이 부회장 뿐 아니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워낙 전문경영인 체제가 발달한 일본에서도 특이하게 토요타 자동차는 창업자의 증손자인 토요타 아키오 사장이 경영하고 있다. 토요타 가문의 지분율은 2%밖에 되지 않지만 평사원에서 출발해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사장 자리에 올랐고 언제든 이사회에 의해 해임될 수 있다.

토요타는 1937년 창업 이후 11명의 사장 중 전문경영인이 5명이나 됐다. 일본을 제외한 한국, 중국 등 동양에서의 장자상속 문화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오히려 훼손하고 있는다는 게 신 원장의 지적이다.

신 원장은 “창업자 일가나 전문경영인 누가 경영을 하든 견제와 조언 감독이 잘 될 수 있어야 기업이 망하지 않고 지속이 가능하다”며 “재벌 뿐 아니라 중견기업도 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CGS는 지난 2010년 기업지배구조 및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에 대한 평가, 연구, 조사를 위해 세워졌다. 아무래도 기업에 껄끄러운 목소리를 내야하니 일종의 참여연대와 같은 일종의 진보 단체로 여겨지는 게 사실이다. 특히 소액주주운동을 주도해 온 장하성 주중대사와 가까운 고려대학교 경영대 교수가 연달아 신 원장 이전에 원장을 지내면서 이런 이미지는 더욱 굳어졌다.

신 원장에 ‘진보 세력’이냐고 직접적으로 묻자 그는 “요즘 기업이 지배구조 개선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며 “이는 정치적 이념과 관련 없이 좋은 지배구조가 있어야 기업이 지속가능하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른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신 원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나누기를 좋아한다”고도 했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 확산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 원장은 “스튜어드십코드가 일 단계로 어느 정도는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며 “KB자산운용이 에스엠엔터테인먼트에 라이크기획 등 지배구조에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시도한 것은 좋은 사례”라고 전했다.

이어 “기업도 전향적으로 반응해야 한다”며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았다가 주주들 반응이 좋지 않자 이를 보류하고 재검토에 들어간 것이 대표적”이라고 평가했다.

KCGI를 필두로 한 토종 행동주의펀드 활성화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신 원장은 “행동주의펀드에는 시가총액이 작고 지배주주(오너) 지분율이 낮으면서 오너에 문제가 있는 기업이 많아야 한다”면서 “시가총액이 300조에 가까운 삼성전자보다 1조5000억원에 불과한 한진칼이 KCGI의 표적이 된 이유”라고 분석했다.

better502@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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