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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커피 내릴 때 사람은 감성을 전달하지요"…천종필 티로보틱스 부사장
"로봇이 커피 내릴 때 사람은 감성을 전달하지요"…천종필 티로보틱스 부사장
  • 류빈 기자
  • 승인 2019.08.09 03:28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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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동안 로봇 만들던 회사' 티로보틱스, 푸드테크 로봇 처음 선봬
'카페봇' 시작으로 F&B시장서 폭넓게 활용 가능한 로봇 개발할 것
카페봇 내 티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인 '디저트봇'이 케이크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오른쪽 아래) 천종필 티로보틱스 부사장 (사진=아시아타임즈 류빈 기자)
카페봇 내 티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인 '디저트봇'이 케이크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오른쪽 아래) 천종필 티로보틱스 부사장 (사진=아시아타임즈 류빈 기자)

[아시아타임즈=류빈 기자] “로봇은 사람을 피곤하게 했던 일, 단순 작업을 대신 합니다. 옛날에 세탁기가 처음 생겼을 때 손빨래에서 해방되고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말이지요. 식음료 시장 역시 로봇 도입과 함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겁니다. 설거지나 채썰기 등 로봇이 단순 반복 업무를 하는 동안 사람은 로봇이 할 수 없는 세심한 감성 서비스를 전담할 수 있게 되는 거지요. 결국엔 로봇과 인간이 협업하는 시장이 될 겁니다.”

최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로봇카페 ‘카페봇(Café.Bot)’에서 만난 천종필 티로보틱스 부사장은 이 같이 말하면서 식음료 시장에도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왔다고 자신했다.

지난 1일 오픈한 카페봇은 푸드와 기술이 결합된 로봇카페로, 사람과 로봇이 함께 공존하며 협업할 수 있는 F&B 매장 형태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티로보틱스는 바리스타 로봇을 개발하면서, 동시에 카페봇 오픈을 기획했다. 매장 콘셉트나 디자인, 홍보, 콘텐츠 등은 디스트릭트홀딩스가 담당한다. 2004년에 설립된 티로보틱스는 로봇개발 및 제조, 진공로봇 등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는 회사다. 티로보틱스가 4년 전부터 산업용 로봇 이외에 신규아이템으로 자율주행, 의료기기 등을 검토하던 중 푸드테크 로봇에 주목하게 됐다.

카페봇 내 티로보틱스가 개발한 드립봇 (사진=아시아타임즈 류빈 기자)
카페봇 내 티로보틱스가 개발한 드립봇 (사진=아시아타임즈 류빈 기자)

카페봇 내에는 3가지 로봇이 작동한다. 로스터와 바리스타가 만든 최적의 브루잉 방식을 통해 음료를 추출하는 ‘드립봇’, 사용자가 만든 그림과 패턴을 로봇이 구현하는 ‘디저트봇’, 바텐더가 만든 레시피로 음료를 제작하는 ‘드링크봇’이다. 로봇들이 식음료를 만드는 동안 4명의 직원은 고객들과 눈을 맞추며 응대하고 세세히 케어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천 부사장은 “식음료 매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기본 골격을 갖춘 세가지 로봇들로 만들게 됐다”며 “향후 주류나 에이드 등 다른 아이템으로 바꾸고 싶으면 확장할 수 있게끔 설정해 놨다”고 말했다. 우유나 두유 등의 액체로 바꿀 경우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한 일환으로 티로보틱스는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와 협업해 아이스크림 로봇을 개발해왔다.

그는 “드립봇은 단순히 커피를 꺼내오는 자판기 개념이 아니다”라며 “드립은 어려운 기술이다. 에스프레소와 드립커피는 가격 차이가 난다. 맛 차이도 있지만 간격과 속도를 일정하게 해야 맛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드립봇이 커피를 내리는 시간은 1분이다. 사람이 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고 맛도 일정하다. 손님들은 로봇이 드립을 하는 동안 가까이에서 구경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후에 드립 기능을 더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드링크봇’은 액체가 주입돼 셰이킹이 되는 메뉴는 모두 가능하다. 천 부사장은 “단순히 로봇을 운영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린 게 아니다”라며 “음식이라는 건 맛있게 만들어야 되고, 레시피를 만들면 레시피가 (로봇에) 쉽게 적용이 돼야 한다. 그걸 개발하는 데 오래 걸렸고 그게 저희의 노하우가 된 셈이다”라고 말했다.

카페봇 내 티로보틱스가 개발한 드링크봇 (사진=아시아타임즈 류빈 기자)
카페봇 내 티로보틱스가 개발한 드링크봇 (사진=아시아타임즈 류빈 기자)

푸드테크 로봇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한 가지는 노동력 절감의 효과다. 하지만 무인화 기술이 사람의 일자리를 줄어들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벌써 지난 2년 새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으로 키오스크 등 무인화 기기에 관심을 갖는 외식업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천 부사장은 “로봇이 잘하는 일과 사람이 잘하는 일은 구분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도 아직 사람이 수동으로 하는 라인이 있다. 매직라인이라고 티비를 조립하는 라인이 있는데 이런 건 기계가 사람을 못 쫓아간다. 사람의 손길로 누르는 힘을 민감하게 조정하는 건 기계가 하지 못한다. 단, 정형화 되고 반복적인 일은 로봇을 따라갈 수 없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일은 사람이 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로봇한테 시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본다. 새로운 일들을 할 수 있는 일자리들이 창출될 것이다. 로봇을 수리, 유지 관리하는 일자리가 생기는 거다. 차가 많이 보급될 때 카센터가 많이 생겼고, 정수기를 케어해주는 분들이 생겼듯이 드립 커피 머신의 배관을 유지 보수하는 일자리도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로보틱스는 F&B 시장 내 로봇 활용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진출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카페봇의 로봇 이외에도 음식 조리와 F&B 전반에 걸친 분야로 로봇을 개발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천 부사장은 “로봇을 만들어 본 업체가 확장을 해나갈 수 있는 대표적인 영역 중에 하나가 푸드다. 15년 동안 해온 게 반도체, LCD였을 뿐 다른 음식을 만드는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다. 카페만이 아니라 옥수수 껍질을 까는 기계나 설거지를 하는 로봇도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rba@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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