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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해수욕장 한 번...",CJ대한통운에 '택배 없는 날'호소한 가장의 '외침'
"아이와 해수욕장 한 번...",CJ대한통운에 '택배 없는 날'호소한 가장의 '외침'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9.08.09 07:05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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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무더운 여름 아이들을 데리고 해수욕장 한번 데려가기 쉽지 않았습니다.” 

올해 CJ대한통운에서 8년째 택배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임종엽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노원지회 임종엽 지회장은 8일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 같이 호소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소속 택배노동자들이 8일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리에 위치한 CJ대한통운 노원터미널에서 '8월 16일, 17일 택배 없는 날'을 호소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택배노동자들이 ‘8월 16일과 17일 택배 없는 날’을 위해 밖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지난 7월 15일 광화문을 시작으로 22일과 이달 1일까지는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호소한 반면 이날은 처음으로 택배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히 이날은 30도가 넘는 날씨에 햇볕까지 뜨거워 단 1분도 밖에서 서 있기 힘든 상황이었다. 진보정당인 민중당과 시민단체들이 택배노동자들의 여름휴가를 위해 뜨거운 여름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CJ대한통운 노원터미널까지 먼 걸음을 하며 택배 없는 날을 지지했다. 

이날 오전 11시 CJ대한통운 노원터미널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임종엽 노원지회 지회장은 “저희는 요즘 무더운 날씨에도 오전 7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제대로 된 휴식 없이 배송을 하고 있다”며 “곧이어 9월 추석명절 특수기가 시작되면 내년 4~5월까지는 택배성수기여서 쉬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비수기인 이 때 쉴 수 있는 시간이,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며 8월 16일과 17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해달라고 호소했다. 

임 지회장은 “제가 택배노동자로 근무한지 8년이 됐는데 그동안 가장으로서 아이들을 데리고 해수욕장 한번 데려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그래서 저를 비롯한 우리 택배노동자들은 더욱 택배 없는 날을 요구하는 것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의 휴가를 위해 먼 걸음을 한 홍기웅 민중당 노원구위원회 위원장은 “CJ대한통운에 묻고 싶다. 택배노동자들이 수십 수백의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수십일 휴가를 달라는 것도 아니다. 단 하루라도 쉬는 날을 보장해달라는 것인데 그렇게 택배노동자들에게 단 하루에 휴가를 주는 것이 어렵냐”며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택배노동자들에게 쉬는 날을 보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소속 택배노동자들이 8일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리에 위치한 CJ대한통운 노원터미널에서 '8월 16일, 17일 택배 없는 날'을 호소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이어 지지발언을 한 강여울 일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노원만들기 노동자 주민모임 노원일하기 사무국장은 “최근 아침방송에서 택배를 시작하고 단 한 번도 휴가를 가지 못한 노동자가 나오는 것을 봤다”며 “자식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함께 울었다. 정말 많은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는 택배 없는 날, 택배 노동자들의 휴가를 CJ대한통운 노원지점이 결단을 내리고 꼭 동참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강 사무국장은 “이번 여름만큼은 꼭 택배노동자들이 시원한 여름휴가를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지인들과 함께 그리고 열심히 노동을 했던 스스로를 위해 보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뜨거운 햇볕아래 약 20분간 진행됐다. 이들이 이런 폭염 속에서도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번 여름만큼은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으로 보였다. 

그러나 택배노동자들의 4번째 외침에도 CJ대한통운의 대답은 같았다. 고객사들을 비롯해 택배를 주문하는 고객들로 인해 특정날짜를 지정해 택배 없는 날을 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CJ대한통운 노원지점장은 택배 없는 날에 대해 “회사에서 16일과 17일 정상 근무하는 날로 정해진 상황”이라며 “저희는 고객의 물건을 위탁받아서 배송해야 하기 때문에 (택배 없는 날을 지정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택배노동자들은 특수고용직(특고직) 종사자로서 하루라도 쉬기 위해서는 배송수수료의 두 배 가까운 비용을 부담하고, 대신 배송할 사람을 구해야 하는 등 휴가에 상당한 제한이 있다. 이 때문에 택배노동자들이 한 달 가까이 4차례에 걸쳐 택배 없는 날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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