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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거래세 폐지, 안 되는 이유 알고보니...
증권거래세 폐지, 안 되는 이유 알고보니...
  • 김지호 기자
  • 승인 2019.08.13 18:27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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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폐지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임기 전반을 보냈다. 이런 가운데 금투협과 한국거래소는 거래세 폐지와 관련해 전혀 의견 조율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세가 지난 6월 ‘찔끔’ 인하에 그친 데도 금투협과 거래소의 소통 부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사무금융노조 한국거래소지부(이하 거래소 노조)는 성명을 내고 지난 9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거래소를 방문해 ‘거래세를 폐지하고 양도차익을 부과하는 방식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우리 자본시장을 대형 금융자본과 외국인의 놀이터로 만들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고 평가절하 했다.

거래소 노조는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기관투자자 등에 대해 거래세를 잇달아 면제해 준 이래 공매도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고 최근에는 외국계 헤지펀드가 코스닥에서 고빈도매매로 막대한 부당이익을 챙겼음이 밝혀졌다”며 “거래세가 폐지되면 이런 행태에 고삐가 풀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거래소 노조가 증권거래세 폐지 움직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했다./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했다./사진=연합뉴스

그간 금투협은 권용원 회장이 직접 기획재정부 등 정부와 국회를 쫓아다니면서 직접 프레젠테이션과 설득에 나설 정도로 거래세 인하에 공을 들였지만 거래소는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거래세의 폐지나 인하를 기대하지만 과세당국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발을 뺐다.

결국 올해 3월 금투협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거래세를 인하하기로 했지만 인하폭은 0.05%포인트(p)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지난 6월부터 거래세가 인하됐지만 그 폭이 너무 미미하다는 것이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 6월과 7월 코스피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4조6004억원, 4조42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5462억원, 5조5107억원에 비해 오히려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거래세 0.05%p 인하로 증시 거래활성화를 유도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럼에도 여전히 금투협은 거래소의 거래세 폐지에 대한 진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 금투협 관계자는 “거래세 폐지에 반대하는 것은 노조에 불과하고 거래대금이 늘면 자연히 수수료 수입도 증가하는 거래소가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추정했다.

거래세 폐지를 추진하는 금투협 부서 관계자는 “거래세 폐지와 관련해 거래소 측과 얘기해 본 적조차 없다”고 털어놨다. 세수 축소를 극도로 우려하는 기재부 등 정부를 설득하려면 금투협과 거래소가 힘을 합쳐도 모자란데 금투협은 거래소와 거래세 폐지를 아예 논의조차 하지 않았고 결과는 거래세의 ‘찔끔’ 인하와 거래대금 축소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금투협의 예상과는 달리, 거래소는 거래세 폐지에 무조건 찬성하는 입장도 아니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노조가 지적한 바와 같이 거래세 폐지는 고빈도매매 증가와 세수 축소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다”며 “정책적으로 결정될 사안을 거래소가 나설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금투협 등이 구성한 거래세 폐지 관련 태스크포스에도 거래소는 속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한 목소리가 나오지 못해 추가 거래세 폐지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회의적 전망도 나온다. 거래소가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에서 적극적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어찌됐든 금투협과 업계의 주장에 강한 힘이 실리지 않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한편,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4일 손실이 났음에도 증권거래세를 납부해야 하는 불합리한 과세체계를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증권거래세법 폐지안’과 ‘농어촌특별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금융투자상품별 상이한 과세체계를 양도소득세로 통합하는 내용의 ‘소득세법개정안’도 함께 제출했다. 사실상 금투협과 업계 요구사항 그대로다.

미국, 일본, 독일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증권거래세가 없고 이익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과거에 증권거래세를 운영했던 일본은 10여년 동안 양도차익 과세로 완전히 전환했다. 스웨덴은 양도차익 과세가 있는 상황에서 증권거래세를 도입했다가 자본의 해외이탈을 경험하고 이후 증권거래세를 폐지했다.

better502@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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