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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연근무제도 확대 논란과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사설] 유연근무제도 확대 논란과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9.08.20 17:26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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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일 한시적 인가연장근로제와 재량근로시간제 허용범위와 대상을 확대해달라며 정부에 유연근무제도 개선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아울러 주 52시간제 시행시기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요청했다. 미중 경제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가뜩이나 생산성의 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기업들의 숨통을 트고 당면과제인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위해서도 이 같은 임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경총은 우리나라 산업구조나 기업의 대응능력을 감안할 때 주 52시간제를 감당하기 어려우므로 대기업에는 계도기간을 연장하고, 중소기업엔 도입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게 마땅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면서 국회의 입법지연으로 유연근무제를 법률로 보완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시행규칙, 고시개정 등의 정책수단을 활용해 탄력근로시간제 범위를 늘리고 재량근로시간제 대상도 확대해 달라는 것이다.

반면 장시간 노동근절을 주장하는 노동계는 정부가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국면을 이용해 주52시간제에 제동을 걸고 나서고 있다는 비판론을 제기한다. 그러면서 국가위기를 빌미로 집권여당이 재벌총수들의 입장옹호에 앞장서서 노동기본권을 후퇴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런 이유로 노동존중사회로 가는 첫 단추인 노동시간 단축흐름에 역행하는 ‘주52시간 노동유예법안’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영계와 노동계의 이 같은 입장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연상케 한다. 침대에 맞춰 키가 크면 다리를 자르고, 키가 작으면 몸을 늘려 죽였다는 우화로 자신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억지로 자신에게 맞추려고 하는 횡포나 독단을 이른다. 지금 우리경제와 기업은 전례가 없는 누란의 위기에 처해있으며, 이는 결국 노동계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 이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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