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09-21 10:30 (토)
[칼럼] 중고 스마트폰, 더 이상 '계륵'이 아니다
[칼럼] 중고 스마트폰, 더 이상 '계륵'이 아니다
  • 이수흔
  • 승인 2019.08.22 14:30
  • 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수흔 리폰 대표이사
이수흔 리폰 대표이사

‘계륵(鷄肋)’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먹을 건 별로 없지만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닭의 갈빗대를 이르는 말로 그다지 쓸모가 없지만 막상 버리지는 못하는 것을 빗대어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한다.

중고 스마트폰을 보면 ‘계륵’이 떠오른다. 어차피 새로운 스마트폰을 쓰고 있어 쓸 일이 없지만 그렇다고 버리자니 아까운 마음이 드는 중고 스마트폰 말이다.

그래서인지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중고 스마트폰이 적지 않다. 지난해 3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중고휴대폰(공기계) 보유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자그마치 900만 대나 된다.

보조 장치로 활용한다거나 지금 사용하는 제품이 고장 날 때를 대비하는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 단순 보관, 낮은 매입가격, 정보 부족 등의 이유가 대부분이다. 이른바 ‘호갱’이 되기 싫어서, 그리고 불미스러운 사고에 대한 우려 탓에 판매를 꺼리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국내 중고 스마트폰 시장은 불투명한 가격 정책과 복잡한 판매 절차,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로 중고 스마트폰에서 개인정보와 동영상을 복원해 협박하거나 금품을 요구하는 사건도 있었다. 제값을 받지 못고 사기를 당한 사례도 부지기수다. 그래서 굳이 소장하기 위한 용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방치하게 되는 것이다. 중고 스마트폰이 계륵 취급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중고 스마트폰은 계륵이 아니다. 판매하면 돈이 된다.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1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수거한 중고 스마트폰은 수리를 통해 해외에 수출하거나 내부 부품을 재활용하는 데 사용한다. 소중한 자원이 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이나 유럽, 중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중고 스마트폰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의 브라이트스타(Brightstar), 일본의 북오프(Bookoff), 중국의 아이후이서우(爱回收), 후이서우바우(回收宝) 등이 투명하고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5월 시장조사기관 IDC의 자료를 인용해 전 세계 중고 스마트폰 시장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22.3% 성장하고 2020년에는 2억3000만 대가 거래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14.2%에 달한다.

이제 우리도 중고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우선 업계는 기존에 팽배해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투명한 시세 제공, 정확한 검수 확인증 제시, 개인정보의 철저한 삭제 등 개선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와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좀 더 간편한 판매 방식으로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규제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계륵으로 취급받고 있는 중고 스마트폰이 또 하나의 가치를 창출하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해 본다. 글/이수흔 리폰 대표이사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