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09-21 10:30 (토)
[단독] "누수·추락에 화재까지"…LG전자 에어컨 설치불량, 작년에만 '수십여건'
[단독] "누수·추락에 화재까지"…LG전자 에어컨 설치불량, 작년에만 '수십여건'
  • 임재덕 기자
  • 승인 2019.08.23 09:32
  • 7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에만 '설치불량 37건·보상금 1억6000만원'…업계 "채용구조 문제" vs LG "사용환경 변화 탓"

[아시아타임즈=임재덕 기자] #.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갑작스럽게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집안 내부를 모두 태운 것도 모자라 위층으로 번졌다. 결국, 최초 화재가 발생한 집을 비롯해 위로 5개 가구가 화재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됐다. 이 불로 인해 발생한 피해규모만 4억원에서 6억원에 달했다.

당시 소방서·경찰·국과수의 감정 결과, 이 불은 LG전자 스탠드형 3in1 에어컨의 주전원선 중간 연결부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LG전자는 설치기사의 실수 가능성(작업불량)에 무게를 두고 별도의 '매뉴얼'을 제작 "문제 발생 시 설치기사도 제조물 책임(PL, Product Liability)법 적용 대상(배상책임 있음)"이라며 꼼꼼히 작업해 줄 것을 당부했다.

LG전자 스탠드형 3in1 에어컨의 주전원선 작업불량으로 발생한 화재현장. = 아시아타임즈
LG전자 스탠드형 3in1 에어컨의 주전원선 작업불량으로 발생한 화재현장. = 아시아타임즈

LG 에어컨의 설치결함 사례는 잇따르고 있다. 

23일 아시아타임즈가 입수한 '2019년 에어컨 보수과정' 등 매뉴얼에 따르면, 지난해 에어컨 설치 관련 VOC(Voice of Customer)는 총 258건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설치불량이 145건으로 절반가량(56%)을 차지했고 △설치지연 42건(16%) △설명부족 35건(14%) △불친절 34건(13%) 순이었다. 

특히 이 기간 설치불량으로 판명된 PL 사고 건수와 보상금은 각각 37건, 1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매립드레인 등 호스 빠짐(누수) 사례가 11건(보상액 5352만1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매립배관이 막혀 물이 역류하는 사례가 9건(3622만2000원) △벽 타공 후 마감 미흡으로 인한 누수가 5건(5389만2000원) △설치불량에 의한 제품 낙하가 7건(826만7000원) △기타 5건(829만원) 순이었다.

LG전자는 이 자료에서 "PL 사고 예방법을 꾸준히 교육하고 있으나 발생건수가 동일 수준으로 유지된다"며 "또 기본 미준수로 인한 PL 사고가 지속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업계에서는 설치불량이 지속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에어컨 설치기사 '채용구조'를 꼽고 있다.

에어컨 설치기사들은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개인사업자'다. 설치기사는 대기업의 협력업체와 계약을 통해 제품을 받고 이를 가정마다 배송, 설치한다. 즉, LG전자를 기준으로 보면 '대기업(LG전자)-대기업 자회사(판토스)-하청업체-개인사업자(설치기사)' 순으로 하청을 준 구조인 셈이다.

LG전자 에어컨 설치기사들은 4월부터 8월까지 작업이 몰리는 시점에 주로 활동한다. 물론 이에 앞서 창원과 평택에 위치한 'LG 에어컨 아카데미'에서 짧은 기간 교육 및 테스트를 거친다. 그러나, 여름 한철 계약 형태로 업무를 보다 보니 직고용된 전문 설치인력에 비해 실력이나 책임감 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LG 에어컨 아카데미 개관 및 교육과정. = LG전자
LG 에어컨 아카데미 개관 및 교육과정. 시공 교육과정을 보면 SI 코드 보유자는 2~3일, SI신입은 5~12일로 책정됐다. = LG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컨 설치기사는 여름 한철 계약을 맺고 일한다"며 "관련 교육을 받긴 하지만 이들에게 직영 서비스직원과 같은 전문성이나 책임감 혹은 애사심을 요구하긴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치불량은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회사는 불량률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이 같은 설치불량이 설치기사 역량 탓에 발생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설치불량이 어느 정도 있는 건 맞지만, 우리는 자체적으로 발급하는 자격증을 보유한 기사 만 에어컨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들 또한 매년 보수교육을 하기 때문에 역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설치불량이 발생하는 건 최근 에어컨을 매립으로 설치하는 가정이 늘어나는 등 사용 환경이 변한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ljd87@asiatime.co.kr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