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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자산가 김동호①]"DLS 사태, 해외에 돈 갖다 바친 셈...파생시장 키워야"
[100억 자산가 김동호①]"DLS 사태, 해외에 돈 갖다 바친 셈...파생시장 키워야"
  • 김지호 기자
  • 승인 2019.08.24 09:30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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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이번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로 결국 해외에 돈을 갖다 바친 셈이 됐습니다. 우리나라에 채권이나 금리 관련 옵션 상품이 없다보니 독일과 영국의 국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했고 결국 우리나라의 손실로 해외는 이익을 얻게 됐습니다.”

김동호 유진투자선물 상품운용 3팀 차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금융권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는 파생결합상품 사태에 대해 이런 평가를 했다. 김 차장은 증권가에서 평사원으로 입사해 이퀄자산운용(현 한앤파트너스자산운용) 창업하고 주식으로 100억원 자산가가 돼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김동호 유진투자선물 상품운용 3팀 차장
김동호 유진투자선물 상품운용 3팀 차장/사진=유진투자증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풋옵션 매도’ 상품인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투자원금 1266억원)의 예상 손실률은 95.1%,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 연계상품(6958억원)의 예상 손실률은 56.2%다. 손실이 확정된다면 4560억원 규모의 투자자금이 날아가게 된다.

물론 손실 투자금을 IBK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 DLS 설계 증권사나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등 이들 DLS를 담은 DLF를 판매한 금융사에 흘러가지는 않는다. 이들 금융사는 발행과 운용, 판매 등을 통해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다.

특히 우리은행이 1266억원을 판매한 금리연계 DLF는 전액 손실 구간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 상품은 독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0.2% 이상이면 연 4%의 옵션프리미엄을 얻지만 -0.2% 밑으로 떨어지면 떨어진 폭의 200배 만큼의 손실을 보도록 설계됐다. 금리가 -0.3%로만 떨어져도 원금의 20%가 사라지는 구조다.

금리가 –0.7%이하로 떨어지면 전액 손실을 입게 된다. 독일 10년 국채 금리는 지난 16일 –0.71%까지 떨어졌다가 22일 –0.64로 다소 회복했지만 이대로 가면 투자자금의 대부분은 날아가게 된다.

파생시장은 제로섬(zero-sum) 게임이어서 반대로 풋옵션 매수에 투자하면 250배의 수익을 얻게 됐다. 국부유출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김 차장은 “국내에 금리 옵션 상품이 없어 해외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DLS를 만들었고 이번 손실로 해외로 자금이 빠져나가게 됐다”며 “금융당국이 파생상품을 너무 죽이면서 풋옵션 매도 상품이 없어 기초자산이 해외 옵션인 DLS가 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야 파생시장 활성화에 나선다면서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을 금융투자 잔고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춘다는 데 이미 ‘강을 건넜다’고 본다”며 “파생시장이 순기능도 있는데, ‘절대 갑’인 금융당국이 시장을 너무 죽여 돈은 해외로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파생시장 일평균거래액은 지난 2011년 66조원에 달했다가 금융당국의 규제에 2014년 37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가 올해 45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마저도 다양한 상품이 없이 코스피200선물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이퀄자산운용 대표 시절 금감원이 규정에도 없이 ‘운용사 사무실이 작다’며 허가를 내주지 않을 정도로 금융권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번에 사고를 통해 해외 증시에 풋옵션 매수 투자자는 엄청난 이익을 얻었고 또한 증권사들이 백투백 헤지(외부 기관을 통한 위험회피)를 맡긴 JP모건체이스와 소시에테제네랄(SG), BNP파리바 등 해외 증권사는 수수료 수익도 챙긴다.

김 차장은 “우리나라도 제조업 중심의 사고방식을 바꿔 금융상품을 해외에 팔아 국부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핸드폰이나 자동차를 수출해 번 돈을 결국 금융 쪽에서 빼앗기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총칼 없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한국은 금융을 잘 모르니 당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DLF·DLS를 판매한 은행의 지점장조차 정확한 상품의 구조를 정확히 모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학 의대 졸업생의 50%가 창업에 나선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며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수재들이 판검사 의사로만 쏠리고 금융권 취업이나 창업은 후순위로 밀려있다”고 비판했다.

김 차장은 “방탄소년단을 키워낸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점수가 부족해 서울대 법학과가 아닌 미학과로 진학한 일이 고마울 정도”라며 “많은 창업회사가 나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한국은 그런 기업이 안 나오니 투자할 기업도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 50년간 한국은 정부와 기업의 궁합이 잘 맞아 글로벌 기업으로 여러 그룹이 성장했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등으로 상장사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는데 과연 채용이 늘어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반만년 역사에 중국보다 잘 살았던 기간이 어느 정도 되냐”며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결국 우리나라도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와 같은 수준으로 경제가 퇴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better502@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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