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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에 편지 쓴 대한항공 청소노동자 “힘없는 서민도 보호를...”
문재인 대통령에 편지 쓴 대한항공 청소노동자 “힘없는 서민도 보호를...”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9.08.23 18:47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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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저는 제 일에 자부심을 가지며 일하기 위해 기본적인 노동자로서 권리가 지켜지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제발 법의 테두리 안에 저희 같은 힘없는 서민들도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휴게시간과 밥시간을 보장받기위해 투쟁했다가 사측으로부터 1억 1600만원의 손해배상가압류를 당한 대한항공 청소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23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한 청소노동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달 23일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국공항 하청업체 이케이맨파워가 청소노동자들에게 손배가압류와 노조파괴 행위를 했다며 파업에 돌입한 지 한 달째다. 

대한항공 청소노동자들이 23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대한항공비행기청소노동자 파업한달! 해결되지 않은 손해배상,비정규직노조탄압'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원청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이날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영자 대한항공 청소노동자는 대한항공은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라고 운을 떼며 파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문 대통령에게 전하며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청소노동자는 “대한항공은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로서 저는, 그 안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우리나라에 오는 많은 외국 손님들에게 한국을 대표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첫 환영인사나 작별인사를 하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회사는 그 동안 직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빼앗고 착취하는 지금의 현실에서는 한국을 대표한다는 책임감이나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는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저희를 착취해 왔다”며 “연장근무를 강제적으로 3시간씩 하게 했고, 또 남녀차별, 통상임금차별, 시간제근로자 차별 등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행히 지난 2017년 노조가 생기면서 저희는 이런 부당함에 겨우 목소리를 낼 수 있었고, 그 결과 2018년에는 그 동안 회사의 불법으로 받을 수 없던 최저임금을 온전히 받을 수 있어 기뻤다”면서도 “하지만 회사에서는 아직도 우리의 기본적인 권리를 막으려고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파업 한 달째를 맞은 현재, 그는 이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고 생업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존경하는 문 대통령님, 저희는 힘없고 돈 없는 그냥 일반 서민이며 파업을 하고 시위를 하는 일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도 싸우고 있다”며 “다시 생업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영자 대한항공 청소노동자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아래는 대한항공 청소노동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저는 대한항공 하청회사인 이케이 맨파워에서 비행기 객실 청소노동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로서 저는, 그 안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우리나라에 오는 많은 외국 손님들에게 한국을 대표해 첫 환영인사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게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 또한 그러고 싶습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그 동안 직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빼앗고 착취하는 지금의 현실에서는 한국을 대표한다는 책임감이나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기란 너무 힘든 일입니다.

회사는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저희를 착취해왔습니다. 

연장근무를 강제적으로 3시간씩 하게 하였고, 그렇게 늘어난 연장근무시간조차 초과해서 근무하도록 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습니다. 또한 남녀차별, 통상임금차별, 시간제근로자 차별 등을 자행했습니다. 

다행히 2017년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저희는 이런 부당함에 겨우 목소리를 낼 수 있었고, 그 결과 2018년에는 그동안 회사의 불법으로 받을 수 없던 최저임금을 온전히 받을 수 있어 기뻤습니다. 

하지만 회사에는 아직도 우리의 기본적인 권리를 막을려고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을 착취하기 위해 조합원들을 분열시키고, 노동조합간부들에게 손해배상까지 청구하는 등 악질기업의 행태를 보여주며 체불임금 지급도 미루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저희는 힘없고 돈없는 그냥 일반 서민입니다. 파업을 하고 시위를 하는 일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도 싸우는 일입니다.
저희는 다시 생업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일을 온전히 자부심을 가지며 일하기 위해 기본적인 노동자로서 권리가 지켜지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제발 법의 테두리 안에 저희같이 힘없는 서민들도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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