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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칼럼] 동물과의 공존
[정균화 칼럼] 동물과의 공존
  •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승인 2019.08.25 10:46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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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수컷 고릴라는 크게 울부짖으며 가슴을 쾅쾅 치고, 죽은 고릴라가 가장 좋아하던 셀러리를 한 움큼 쥐어 그녀의 손 위에 놓고 죽은 고릴라를 일으켜 세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 장면은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그 후에 있었던 배브즈의 장례식에서도 이와 유사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지방 신문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다. “고릴라 가족들은 차례차례 배브즈의 시체가 안치되어 있는 방으로 들어가더니 사랑하는 여 족장에게 다가가 조용히 코를 킁킁거렸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는 흔히 놀라울 정도로 인간과 유사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고릴라는 죽은 친구를 위해 밤샘을 하는 동물이다. 사육하던 고릴라 한 마리가 죽으면 밤샘하는 것을 의식으로 정해 놓은 동물원도 있다. 버팔로 동물원의 책임자인 도나 페르난데스는 10년 전 보스턴 프랭클린 파크 동물원에서 암으로 죽은 배브즈라는 암컷 고릴라를 위해 밤샘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동물의 기쁨, 공감, 슬픔, 당혹감, 분노 그리고 사랑에 관한 《동물의 감정,著者마크 베코프》이야기이다.

미국의 생물학자이자 오랫동안 동물행동학자로 활동해 온 그가 동물들의 감정에 대해 과학적 근거와 더불어 관찰 결과를 알려준다. 희로애락의 감정이 인간만이 지닌 것은 아니며, 그와 더불어 동정과 죽음에 대한 애도, 유머와 같은 2차적인 감정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물은 깊고 풍부하고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희로애락의 감정을 표현한다. 동물에게도 인간의 감정과 별반 다르지 않은 감정, 즉 마음이 있다.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의 동물 친구들을 대우하는 방식 또한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동물이 인간보다 열등하다고? 아니다!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인간 중심의 패러다임에 반기를 들었다. 최고의 영장류학자가 밝히는 인간과 동물의 감정 세계《동물의 감정에 관한 생각,著者 프란스 드발》에서 알려준다.

죽음을 앞둔 침팬지 ‘마마’와 그의 40년 지기 친구 얀 판 호프의 마지막 포옹에서 영감을 받아 쓴 (원제 MAMA’S LAST HUG) 역시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었다. 사람이 침팬지 우리에 찾아가는 것은 목숨을 건 위험한 행동이다. 마마는 그런 두려움을 잘 알기라도 하듯 크게 미소 지으며 오랜 인간 친구 얀의 목을 감싸서 가볍게 토닥이며 안심시켰다. 이 동영상은 유튜브 1천만 뷰를 돌파하면서 전 세계에 진한 감동을 전해주었다. 두 영장류의 가까운 지인이기도 한 드발은 이를 근거로 동물과 인간이 진화적으로 감정을 공유하며, 인간 감정의 기원은 다른 동물에게서 시작되었음을 알려준다.

암컷들의 우두머리로 군림한 59세의 침팬지 마마가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40년 지기인 오랜 친구 얀 판 호프는 이례적으로 마마의 우리를 찾아가 마지막 포옹을 나눈다. 이들의 작별 장면은 비디오로 녹화되었고, TV와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져 전 세계 사람들이 깊은 감명을 받았다. 감동의 포인트는 마마가 얀 판 호프를 위로한 방식에 있었다. 상식대로라면 침팬지의 둥지에 사람이 찾아가는 것은 목숨을 건 위험한 행동이었다. 마마는 사람의 그런 두려움을 잘 알기라도 하듯, 크게 미소를 지으며 그의 목을 감싸서 가볍게 토닥이며 안심시켰다. 이것은 흔히 인간만의 특유한 제스처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모든 영장류에게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제스처이다. 인간의 방식과 똑같이 오랜 친구를 포옹한 마마의 마음이 시청자들에게 전해지면서 큰 감동을 준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인간, 영장류부터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가 오랜 세월을 생존해온 데는 혼자가 아닌 협력의 힘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개인행동보다는 집단행동을 통해 자기 행동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진화했고, 그 핵심에 감정이 있다. 감정은 우리를 진보시켰고 난처한 상황에서 적절한 결정을 하도록 돕는다. 그렇다. 이제 단순히 동물을 기계 취급하는 것을 멈추고, 인간만이 감정이 있다는 자만심을 버릴 것을 촉구한다. 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자유 의지가 있으며 감정의 기원이 동물에게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시각은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편협한 관점을 변화시킬 것이다. 동물을 사랑하라! ‘한 동물을 사랑하기 전까지 우리영혼의 일부는 잠든 채로 있다.’ <아나톨프랑스>


tobe42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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