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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은 해야지만"…은행권 일자리 '딜레마'
"채용은 해야지만"…은행권 일자리 '딜레마'
  • 유승열 기자
  • 승인 2019.09.01 08:23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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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하반기 채용계획 잇따라…"규모 검토중"
당국 "일자리 창출" 주문…"효율화 위해선 줄여야"
금융위 '일자리 창출 기여도' 발표…'줄 세우기' 부담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하반기 채용규모를 확정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채용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은행들은 부담이 상당하다. 금융당국이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금융권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 탓이다. 은행들은 업무자동화, 비대면채널 활성화로 인력을 줄여야 할 상황이지만, 당국의 권고를 무시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채용규모를 확정짓고 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370명을 채용해 상반기 630명을 포함 올해 총 1000명의 신입직원을 뽑기로 했다. 이는 작년 900명보다 100명 더 많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금융권 고용창출을 위하여 올해 75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채용규모는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현재 상반기 300명 규모의 채용을 완료했으며, 하반기에는 100명 규모의 특별채용을 포함해 45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다른 은행들도 채용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하반기 채용규모에 대한 고민이 길어지면서 정확한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중 채용공고를 할 예정으로 신규채용 규모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디지털 분야 인력을 수시채용하는 만큼 이를 감안해 확정할 계획이다. 하반기부터 수시채용을 적극 활용키로 한 KEB하나은행은 이달 중순 이후 공채 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규모는 아직 미정이다.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 등도 하반기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다. 다만 규모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늘리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도, 안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지난 6월 금융권의 일자리 창출 실태 조사 계획을 밝혔다. 최근 10여년간 자체 채용·아웃소싱 인원과 각 산업에 지원한 자금규모 및 고용유발계수 등을 확인해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보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당초 8월 조사결과를 발표키로 했지만, 발표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서울 동대문 DDP 플라자에서 개최한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금융은 실물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을 통한 간접적 일자리 창출 지원과 독자적인 혁신산업으로 발전해 직접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금융의 역할을 당부했다.

하지만 금융권은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따라 오히려 인력을 줄여야 할 판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뱅킹을 통해 거의 대부분의 은행업무를 볼 수 있게 됨에 따라 고객의 발길이 끊긴 영업점들은 통폐합되면서 수가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를 전 업무로 확산되고 고도화되면서 은행 내에서 사람이 할 일은 점차 줄어들고 잇다. 은행들은 RPA를 통해 최고 8만 업무시간을 줄이고 연간 약 32억원의 비용 절감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규모를 확정짓지 못한 은행들이 금융권 공동채용박람회에 채용면접을 보는 기이한 상황이 발생한 것도 금융당국의 주문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상황은 오히려 인력을 줄여서 효율성을 높여야 하지만, 채용확대를 안할 경우 당국의 눈치는 물론 안팎에서의 비판여론에 휩싸이게 될 것이므로 안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y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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