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열 칼럼] 한발 앞선 정책과 기업가정신이 경제 살린다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 기사승인 : 2019-09-03 16:14:3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9월이다. 날씨는 선선해지고 추석이 다가오고 연중 가장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계절이다. 릴케의 시처럼 이번 “여름은 참으로 길었다.” 지난 7월초 일본의 아베 총리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의 대한 수출규제를 까다롭게 하겠다고 발표하는 바람에 더욱 더웠다. 그렇지 않아도 미중 힘겨루기와 무역 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던 차에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는 예상치 못했던 장애물을 하나 더 추가시킨 셈이었다. 국내외 경제 환경의 악화로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들이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반에서 초반으로 떨어뜨렸지만, 상황이 계속 악화된다면 2%대의 성장률 유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기업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요소가 바로 불확실성이다. 그런데 미국, 중국, 일본이 불확실성을 더욱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상대방을 향해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고, 그 규모를 확대하고, 관세율을 높이는 등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무역 및 관세 분쟁이 기술 분쟁으로 환율 분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요즘 만나는 경제학자들마다 “경제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한다”고 얘기한다. 보이지 않는 손과 경제적 요인들이 최적의 균형을 찾아낸다는 이론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보이는 손’을 비롯한 각종 비효율적, 비경제적 요인들을 감안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경제 전반의 비효율성은 증가하게 마련이며, 실제로 세계 교역 증가율은 작년 상반기 4.1%에서 하반기 2.6%로, 올해 상반기(5월말까지) 0.1%로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IMF의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9%에서 3.2%로 크게 하락했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데, 이 같은 글로벌 수요 위축 및 무역 분쟁의 심화와 더불어 반도체 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수출 실적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또한 상반기 건설기성은 8.3% 감소, 설비투자는 14.2% 감소, 제조업 생산은 1.5% 감소를 기록했다. 다행인 것은 소매판매가 소폭(1.8%)이나마 증가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1.2%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런 지표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인들의 심기다. 기업인들의 기업하려는 마음을 북돋아줘야 하는데 요즘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사기가 크게 떨어져 있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고 기업인들은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올해 국회를 통과한 추경 예산의 규모는 작았고 통과에도 한참 걸렸다.

그나마 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44조원 가량 증가시킨 513조원으로 짜서 국회로 넘겼다. 재정지출의 확대가 작년과 올해 과감하게 이루어졌어야 하는데, 내년에야 크게 늘린다고 하니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다행스럽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다. 내년에라도 경기 하락의 추세를 돌려놓을 수 있다면 좋겠다. 또한, 정책조합의 차원에서 확장적 재정정책과 더불어 통화정책도 조금 더 선제적으로 조금 더 완화적으로 운용되어야 경기조절의 효과가 더욱 발휘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 같은 거시경제적인 노력 이외에 여야 정치권, 정부, 기업인들 모두가 경제 활력을 되살리기 위한 미시적인 노력에 전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밖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인들의 마음을 다시 국내로 돌려놓을 수 있도록 기업경영의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히 살펴보는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면, 어려운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튼실하게 보완하고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킬 수 있는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고, 데이터 경제를 진흥시키고, 신산업과 신기술 관련 규제를 혁신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한국경제의 이미지를 강화해야 미래가 있다. 결국 기업인들의 기가 살아야 나라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하던 어느 기업인의 마지막 한 마디가 아직도 아프게 남아 있다. “기업과 경제는 자꾸 어려워지는데, 국력을 소모시키고 갈등만 조장하는 청문회가 있어야 하나?”


[저작권자ⓒ 아시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청년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