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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채 칼럼] 차명계좌(대포통장) 명의자의 처벌은?
[정순채 칼럼] 차명계좌(대포통장) 명의자의 처벌은?
  • 정순채 서울중랑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공학박사
  • 승인 2019.09.04 09:13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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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채 서울중랑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공학박사
정순채 서울중랑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공학박사

금융감독원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차명계좌(대포통장)는 2017년 4만5,494개보다 33.9% 증가한 6만933개였다. 실소유주와 명의자가 다른 차명계좌는 전화금융사기를 비롯한 인터넷사기, 피싱 범죄 등 각종 금융사기에 이용되고 있다. 금년 상반기 전화금융사기 피해액은 사상 최대인 3,056억원이며, 금년도 피해액은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화금융사기 범죄수법 변화가 차명계좌 증가를 불러왔다.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던 전화금융사기 범죄는 2016년을 기점으로 대출사기형으로 바뀌었다. 신규 대출을 받게 해준다거나 기존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주겠다면서 계좌를 요구하는 수법이다. 전화금융사기 조직은 경기 침체로 대출을 원하는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차명계좌를 확보한 것이다.

2018년 전화금융사기 중 대출을 빙자한 대출사기형은 2017년 5,048건보다 36.7% 증가한 6,899건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당수의 피해자 계좌는 전화금융사기 피해금을 이체 받아 재송금 또는 비트코인 등으로 범죄수익 수취나 자금세탁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판단된다. 범죄조직은 대출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신용등급 향상을 위해서는 입·출금 실적을 쌓아야 한다면서 계좌 등 접근매체를 양수받은 것이다. 이런 차명계좌는 몇 번의 전화금융사기 계좌로 이용한 후에 계좌사용을 중단해 수사기관의 추적도 쉽지 않다.

전화금융사기 등 각종 금융범죄에 이용된 차명계좌 명의자는 형사처벌을 받고, 민사소송을 당할 수 있다. 또한 금융계좌 개설이 제한되는 등 금융거래 불편도 따른다.「전자금융거래법」제6조 제3항은 다음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금융계좌나 카드 등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와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거나 범죄에 이용할 목적이나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 받거나 대여하는 행위와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이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계좌가 사기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고도 이를 양도한 경우에는 전자금융거래법위반과는 별도로「형법」제347조 제1항(사기) 및 제32조(종범)에 의거 사기방조죄가 성립될 수도 있다. 사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한 범죄이다. 그리고「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제3조(금융실명거래)의 방조범으로 처벌 받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도 있다. 이 법률은 탈법행위 등을 목적으로 타인의 실명을 이용한 금융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민법상 범죄행위를 방조한 책임을 질수도 있다.「민법」제760조(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 제3항에 따라 공동불법행위에 의한 방조범으로서 계좌 제공행위와 범죄에 따른 피해 발생간의 상관관계에 따라서 손해배상 책임이 따를 수도 있다. 금융기관의 조치로는 최장 3년간 입금과 출금이 자유로운 예금계좌 개설에 제한을 받으며, 전화금융사기나 피싱 등 범죄에 이용된 계좌는 즉시 지급이 정지된다. 해당 명의자의 타계좌도 비대면 채널의 인출이 제한되는 불편을 겪게 된다. 계좌양도 이력은 신용카드 발급 및 대출 심사 등에 자료로 활용된다.

매년 무심코 또는 대가를 바라고서 계좌를 건넨 사람들이 수천명씩 기소되고 있다. 2014년 6,714명, 2015년 6,145명, 2016년 5,083명, 2017년 7,858명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계좌 양도나 양수는 어떤 경우에도 불법이다. 대법원도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계좌를 건넨 행위만으로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을 수용했다.

전화금융사기 등 금융범죄는 편취금을 입금 받을 수 있는 차명계좌 확보가 필수다. 차명계좌 사건이 증가함에 따라 계좌명의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되고 있다. 계좌가 대출이나 취업 등을 빙자한 사기범죄에 이용되어 억울하게 처벌을 받거나 금융거래의 불이익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 계좌 명의자는 자신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거나 제공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polina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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