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美中무역분쟁 피해 줄이려면 韓과 더 밀착해야"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19-09-16 22: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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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일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 선언식'에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라몬 로페즈 필리핀 통상산업부 장관이 악수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필리핀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 관광객을 적극 유치해 관광업을 육성하고, 제조업 경쟁력이 강한 한국과 협력해 자국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한국이 농산품 시장을 개방하도록 해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필리핀 경제매체 비즈니스 월드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영향으로 필리핀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한국과 교역을 늘려 피해를 줄이고,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의 올해 4월까지 수출액은 210억 달러로 전년동기 223억 달러보다 감소했고, 같은 기간 주력 수출상품인 전자제품 수출액은 120억 달러에서 119억 달러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필리핀은 한국처럼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다. 지난 5월 교역국에 대한 필리핀의 수출액은 미국(10억8000만 달러), 중국(8억9695만 달러), 일본(8억6125만 달러) 등에서 많았다.


이에 따라 필리핀 내에서는 러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수출시장을 다변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한국은 대표적인 교역 국가로 언급됐다. 무엇보다 필리핀 관광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2.7%를 차지하는 만큼 지역경제에 큰 역할을 하는데 한국 관광객이 필리핀 관광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올해 5월까지 필리핀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350만 명인데 이중 한국 관광객은 78만853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중국(73만3796명), 미국(47만2469명), 일본(28만1988명), 대만(12만8986명) 등과 비교해 상당히 많은 수치다. 또한 한국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304달러로 중국(1130달러), 미국(1152달러), 프랑스(1287달러), 독일(1272달러) 등을 제치고 ‘큰 손’ 지위를 유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관광객이 베트남 등 다른 국가로 여행을 가거나 일본에 대한 불매운동처럼 정치적 갈등이 필리핀 관광 거부로 이어진다면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필리핀은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아시아에서 주요 니켈 생산국으로 꼽히는 필리핀은 전기차 산업 육성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제조업 경쟁력이 강한 한국과 협력한다면 산업 육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와 같은 한국 기업은 필리핀의 니켈 원자재를 공급받고, 필리핀 현지기업은 제조 기술을 배워 산업 육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세페리노 로돌포 필리핀 투자위원회 사무총장은 “다양한 전기차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필리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길 원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 정부는 전기차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고 기업에는 세제혜택이나 부품 수입관세 인하 등 지원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과 한국은 오는 11월까지 ‘한-필 FTA’를 타결할 계획인 가운데 필리핀에서는 이번 기회에 농산품 수출을 늘려 무역적자를 줄이자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해 필리핀의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는 86억2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41억3000만 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앨런 갭티 필리핀 통상산업부 차관보는 “우리는 FTA 협상에서 한국에 관세 및 비관세장벽 철폐를 요구해 바나나, 망고, 가공과일제품 등을 비롯한 농산품 수출을 늘려야 한다”며 “농산품 외에 산업설비나 가구 수출에 대한 기회도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외국인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표적으로 한진중공업이 운영하던 수빅 조선소는 지난 1월 파산을 신청했고, 필리핀 현지은행 채권단에 4억1200만 달러에 달하는 미회수 채권을 남겼다. 이중 1억4900만 달러는 지난 6월 한진중공업 주식 20%로 출자전환됐다.


필리핀 법률 서비스업체 아바드 알칸타라의 앤서니 아바드 변호사는 “한진중공업의 수빅 조선소 파산건은 규모면에서 유례를 보기 힘들 정도로 매우 컸다”며 “이러한 사례가 외국인 투자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규제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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