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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공예창업가, ‘더 아리움’에서 아름답게 피어나다
여성공예창업가, ‘더 아리움’에서 아름답게 피어나다
  • 김성은 기자
  • 승인 2019.09.12 09:25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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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성은 기자] ‘여성, 창업, 창작’ 요즘 가장 핫한 키워드다. 이 세 단어를 요리조리 조합해도 다 들어맞는 공간이 있다. 바로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서울여성공예센터 ‘더 아리움’이다. 공예를 소재로 한 여성 창업가를 지원•육성하는 ‘더 아리움’은 옛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을 리모델링해 2017년 5월 문을 열었다. 

53개의 점포형 창업실을 비롯해 3D프린터기, 공유창고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이 곳은 서울 소재의 창업 3년 이내 여성기업인이라면 누구나 입주 가능하다. 더 아리움 관계자는 “서울에 5개소 여성창업센터가 있지만 여기는 공예를 기반으로 차별화됐고, 아티스트가 아닌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창업인을 뽑는다“며 서로 간 호칭을 ‘작가’가 아닌 ‘대표’라고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은 앞마당에서 ‘예술시장 천수답장’을 열고 제품을 판매한다. 안국동 감고당길에서도 매주 만날 수 있다. 이처럼 창업 프로그램부터 판로 개척, 지역 사회 활성화까지 다양한 역할을 해내는 ‘더 아리움’을 찾아가보았다.

(사진=김성은 기자)‘더 아리움’ 정문 앞 외관.
(사진=김성은 기자)‘더 아리움’ 정문 앞 외관.

 태릉입구역 4번 출구로 올라와 꽤 연식이 된 2층짜리 상가주택이 밀집해있는 골목 사이로 발걸음을 옮겼다. 2분쯤 뒤 잿빛 건물이 나타났다. 흰색과 회색 페인트로 칠해진 외관, 반듯한 네모 창문은 근래 건축과는 달리 무미건조한 모습이다. 

(사진=김성은 기자)왼쪽 사진. 담벼락 위의 쇠창살이 옛 검찰청 자리임을 말해주고 있다. 오른쪽 사진. 회색 계단은 예전 건물 틀 안에서 리모델링한 도시재생 사례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왼쪽 사진. 담벼락 위의 쇠창살이 옛 검찰청 자리임을 말해주고 있다.
오른쪽 사진. 회색 계단은 예전 건물 틀 안에서 리모델링한 도시재생 사례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더 아리움 1층은 카페와 전시·체험공간으로 꾸며져 사람들에게 활짝 열려 있었다. 2층부터 4층까지는 입주 기업이 들어서있고, 층마다 휴게 공간과 회의실이 있는 구조이다.

후문으로 들어 온 1층은 널찍한 공간에 비해 다 채워지지 않아 어딘가 모르게 휑했다. 앞쪽에는 큰 교실이 여러 개 있고, 그 안에 재봉틀, 마네킹, 목공 제품이 보였다. 좀 더 안쪽에는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곳곳에 있고, 커다란 나무 틀 안에 악세서리와 매듭, 생활한복 등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가까운 곳에서 사람들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따라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잘 꾸며진 카페가 나타났다. 주민들이 모여 수다도 떨고, 책도 읽고, 음료도 마시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자연스럽게 앉았다 갔다.

공릉동에 오랫동안 살고 있다는 중년의 우귀옥(여, 공릉1동)씨는 “여기는 주민뿐만 아니라 외부인도 많이 찾는 곳”이라며 “공릉1동은 노원구의 중심인 상계동에 비해 산이나 하천도 없고 건물이 오밀조밀하게 붙어있어 개발될 만한 부지가 없는 상태인데 10년 전 이사간 검찰청과 법원을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다시 짓지 않고 이용했다”고 소개했다.

(사진=김성은 기자)왼쪽 사진. 1층에서 3층까지 이어지는 긴 계단 층계마다 방석이 놓여있다. 중간 지점 회색 문을 당기면 두 개의 방이 생긴다. 많은 시민들이 자리를 잡고 무대를 관람하기도 한다. 오른쪽 사진. 체험장과 이어지는 1층 공간에는 입주 기업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왼쪽 사진. 1층에서 3층까지 이어지는 긴 계단 층계마다 방석이 놓여있다. 중간 지점 회색 문을 당기면 두 개의 방이 생긴다. 많은 시민들이 자리를 잡고 무대를 관람하기도 한다. 오른쪽 사진. 체험장과 이어지는 1층 공간에는 입주 기업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카페 옆 건물 중간에 위치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강의실과 회의실을 지나자 작업실겸 가게가 쭉 늘어서 있었다. 예외 없이 모두 통유리로 안이 훤히 들여다 보였다. 가게 앞은 손때가 담긴 창작물과 간판을 함께 전시해 저마다 브랜드 정체성을 잘 보여줬다. 문화누리 카드 가맹점 표시를 내건 곳도 보였다.

그런데 고작 오후 4시에 반 정도가 불이 꺼져 있었다. 센터 카페 직원은 “대표들이 자유롭게 작업 활동을 하는 편’이라며 “한 달에 100시간만 상주해있으면 되니 출퇴근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했다. 이 직원은 “밤 8시까지는 일반인들도 위 층에 올라가서 구경하고 물건도 산다”며 “대표들은 밤 11시까지 작업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점포마다 인테리어가 모두 달랐다. 작업에 몰두하기 좋게 중간에 큰 테이블을 가져다 놓은 작업실형, 물류창고처럼 물건을 선반에 잘 쌓아둔 곳, 칸막이 뒤에 책상과 접대용 소파가 있는 사무실형, 사진 찍기 좋은 스튜디오로 꾸며놓은 점포 등 기업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또한 가죽, 나무, 금속, 유리, 캘리그라피 등 6-7평 남짓한 곳에서 펼쳐지는 공예의 세계는 무궁무진했다.

한 금속 공예 브랜드 대표는 시설 만족도에 대해 “하드웨어가 잘 갖춰졌다”며 “입주한 지 2년이 되면 나가야 하는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또한 “생긴 지 2년 정도 밖에 안되어 초기에는 직원들이 대표들 의견을 많이 물어보고 반영했다”며 “다만 비즈니스를 전제로 하는 곳이라 매년 받는 심사가 나같이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 사람에게는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한 층 더 올라가니 2층보다 가게가 더 많았지만 빈 곳이 없었다. 중간 지점에는 복합기와 공용 컴퓨터가 있는 휴게실도 마련되어 있었다. 휴게실 한쪽 벽에는 창업 관련 포스터가 가득했고, 건물 곳곳에 창업 수업, 마켓 홍보물이 놓여 있었다. 아울러 손님에게 간단한 차를 대접할 수 있도록 탕비실도 있었다.

(사진=김성은 기자)왼쪽 사진. 폐쇄형이 아닌 통유리로 개방된 점포형 창작실이 끝없이 연결되어 있다. 오른쪽 사진. 공용 컴퓨터와 복합기가 있는 휴게 공간. 택배 보관함도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왼쪽 사진. 폐쇄형이 아닌 통유리로 개방된 점포형 창작실이 끝없이 연결되어 있다. 오른쪽 사진. 공용 컴퓨터와 복합기가 있는 휴게 공간. 택배 보관함도 있다.

 3층에서 바로 1층으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와 센터 정문으로 나갔다. 정문 앞마당은 후문보다 탁 트여 있었다. 왼쪽에는 ‘서울창업디딤터’가 오른쪽에는 ‘노원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눈에 띄었다. 이 곳은 노원구상공회, 세무서민원실, 금융복지상담센터를 포함하고 있어 창업에 최적의 장소였다. 더 아리움은 노원구 여성 창업 허브로 지역사회의 쉼터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서울여성공예센터 관계자는 “판로를 늘리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인사동 쌈지길에 더 아리움 대표 샵을 여는 것이 목표”라며 “기회가 된다면 다른 지역에도 창업센터 분점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kse5865@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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