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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PB, 조국과 3차례 만나...자택 컴퓨터 하드도 교체해줘
한국투자증권 PB, 조국과 3차례 만나...자택 컴퓨터 하드도 교체해줘
  • 김지호 기자
  • 승인 2019.09.11 2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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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PC 반출을 도운 증권사 직원이 조 장관과 세 차례나 만났고 부부의 서울 방배동 자택 PC 하드드라이브 교체에도 동원된 정황이 포착됐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한국투자증권 영등포지점에서 일하는 프라이빗뱅커(PB) 김모(37)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는 검찰이 동양대를 압수수색하기 이틀 전인 이달 1일 자정께 정 교수와 함께 서울에서 경북 영주 동양대로 내려가 정 교수 연구실에서 데스크톱 컴퓨터를 갖고 나온 혐의(증거인멸)를 받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오른쪽)/사진=연합뉴스

이후 검찰이 동양대를 압수수색한 뒤 컴퓨터의 행방을 찾자 정 교수는 김씨 트렁크에 보관 중이던 컴퓨터를 임의 제출했다.

김씨는 정 교수의 동양대 방문에 동행할 즈음 조 장관 부부 자택에 들러 정 교수가 집에서 사용해온 데스크톱 컴퓨터 하드를 교체해준 정황도 드러났다. 김씨는 기존에 쓰던 정 교수 자택 컴퓨터 하드를 보관하고 있다가 강도 높은 수사가 이어지자 검찰에 임의 제출했다.

김씨 측은 김씨가 차로 2~3시간 걸리는 영주까지 내려가고 조 장관 부부 자택 컴퓨터 하드를 교체해준 이유에 대해 "VIP 고객인 정 교수가 부탁했기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다"며 "정 교수가 조 장관의 부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정 교수가 '컴퓨터 하드를 바꿔야 하니 차를 가져오라'고 해 응했고 동양대에도 사실은 하드를 교체하러 내려갔던 것"이라고 검찰에 진술했다. 구입해 간 하드드라이브 사이즈가 동양대 연구실 컴퓨터의 하드 사이즈와 맞지 않아 컴퓨터를 통째로 들고 올라왔다는 것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해 관보를 통해 공개한 조 장관의 재산변동 내역을 보면 정 교수는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13억4600만원어치의 자산을 관리했다.

PB 서비스는 일정 수준 이상 자산을 보유한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인데, 정 교수는 5년가량 김씨에게 자신과 두 자녀 등 가족의 자산 관리를 맡겼다. PB가 고객의 '집사'처럼 밀접한 관계가 되면 경우에 따라 금융 업무와 관계없는 민원을 처리하기도 한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지난 9일 연세대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서 김씨의 행위에 대해 "영업하는 PB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일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라는 게 증권업계의 얘기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컴퓨터 반출 정황과 자료 파기 여부 등을 강도 높게 조사하고 있다. 검찰의 김씨 소환은 이번이 4번째다.

김씨는 정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를 조언한 것으로도 알려져 주목받은 인물이다. 조 장관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아내가 한투 등과 주식 거래를 많이 해왔고, (그 과정에서) 알던 펀드매니저(김씨를 지칭)에게 (투자 여부를) 물었더니 '수익률이 괜찮다'고 해서 투자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 측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의 사모펀드 투자를 정 교수에게 권유하지 않았다"며 "신중하게 투자하라는 조언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사실은 투자 자금을 트랜스퍼(이체)하려는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됐다"며 "조 장관 5촌 조카 조씨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5촌 조카 조모(36) 씨는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의 실질사주로 의심받고 있다. 조 장관은 집안의 장손인 조씨가 코링크 사모펀드 투자를 소개했다고 밝혀왔다.

정 교수는 김씨에게 코링크가 투자한 코스닥 상장기업 더블유에프엠(WFM) 투자 상담도 했다고 한다. 정 교수는 2017년 10월 코링크가 WFM 지분을 인수한 이후 수개월에 걸쳐 WFM에서 고문료 명목 등으로 매달 수백만 원씩 총 1400만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영문학 전공자인 정 교수는 동양대로부터 겸직 허가를 얻어 받은 영어사업 관련 자문료일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사모펀드 투자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힌 조 장관이 김씨와 세 차례나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검찰에서 "조 장관을 세 차례 만났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과정을 전혀 모른다는 조 장관의 발언은 거짓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better502@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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