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욱일기 허용' 도쿄 올림픽에 공식 후원 '난감'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09-15 1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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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삼성전자가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 응원이 허용된 2020년 도쿄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에 욱일기 응원까지 허용되면서 삼성전자는 공식 후원사라는 사실을 거론하기조차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미디어 마케팅 회사와 함께 극심한 한일 갈등 국면에서 도쿄올림픽에 대한 공식 후원이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올림픽을 1년 앞둔 시기는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하는 시기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현재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는 내년 마케팅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7월 일본에서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와 손잡고 한정판 스마트폰 '갤럭시 S10+ 도쿄올림픽 에디션'을 출시했으나, 이마저도 눈에 띄는 광고는 하지 않고 있다.


일본 패전일인 지난 8월 15일 침략전쟁의 상징인 야스쿠니신사에서 극우 인사들이 욱일기를 들고 활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 패전일인 지난 8월 15일 침략전쟁의 상징인 야스쿠니신사에서 극우 인사들이 욱일기를 들고 활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기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계약에 따라 자동으로 도쿄올림픽 후원사가 됐다. IOC는 계약을 통해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TOP'(The Olympic Partner) 기업을 각 분야별로 1개만 선정해 마케팅 독점권을 부여한다. 현재 TOP 13개 기업 중 삼성전자가 유일한 한국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지역 후원사를 시작으로 1997년부터 IOC와 TOP 계약을 이어가며 30여년 간 올림픽을 후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큰 효과를 봤으나, 지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를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전자는 2014년 8월 중국 난징에서 IOC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공식 후원하는 연장 계약을 했다.


이후 2016년 말부터 시작한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문제를 맞닥뜨리기 시작한다. 삼성전자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승마 관련 지원을 한 혐의 등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수감됐다가 2018년 2월 석방됐다. 2018년 4월에는 삼성이 과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IOC를 상대로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나와 삼성은 사실이 아니라고 적극 반박하는 일도 있었다.


올림픽 후원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문제들은 아니었으나, 스포츠 마케팅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서 그해 평창동계올림픽 후원 효과도 이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2018년 말 IOC와의 올림픽 공식 후원 계약 연장 여부를 고심하다 2028년까지 후원 기간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삼성이 마케팅 효과보다는 사회·정치적 상황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32년 남북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하계올림픽이 예정돼 있고, 2017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와병으로 IOC 위원직을 반납해 당시 유승민 IOC 위원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IOC 위원직을 맡았다. 정치권에서 삼성이 올림픽 후원 연장 계약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었다.


그런데 한일 갈등이 극단으로 나빠진 데다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최근 "욱일기에 정치적 의미가 없다"며 경기장 내 반입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는 더욱 난감한 입장에 빠지게 됐다.


한국 정부는 욱일기가 19세기 말부터 일제의 아시아 침략 전쟁에 사용된 일본 군대 깃발로, 현재도 일본 극우단체들의 외국인 차별과 혐오 시위에 널리 이용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아울러 유럽인들에게 나치 문양인 하켄크로이츠가 제2차 세계대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것처럼, 욱일기는 당시 일본의 침략을 당했던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역사적 상처와 고통을 상기시키는 명백한 정치적 상징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54) 올림픽상(장관)은 12일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도쿄 올림픽 경기장에 '욱일기' 반입을 금지토록 요구하는 것에 대해 "욱일기가 정치적 의미에서 결코 선전(물)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앞으로 박양우 장관 명의의 서한을 보내 올림픽 경기장에서 욱일기 사용의 부당성을 설명하고 사용 금지 조치를 요청했지만 IOC는 관련 논란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하면 사안별로 판단할 것"이라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어 삼성전자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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