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노고단 '산적 통행료' 없어졌다… 구례 천은사와의 32년 갈등 해소

정상명 기자 / 기사승인 : 2019-09-17 15: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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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천은사 입구 전경./사진=정상명 기자
구례 천은사 입구 전경./사진=정상명 기자
[아시아타임즈=정상명 기자]전라남도 구례군 지리산 노고단을 오르는 등산객들은 그동안 산적 통행료로 불리는 천은사 입장료를 내야 했지만 구례군과 관련 기관 등이 천은사의 자력운영기반을 조성하는 협약을 맺음에 따라 32년 묵은 갈등이 해소됐다.

천은사 측은 사찰 입장료 1600원은 그리 많지 않은 돈이지만 굳이 천은사를 들리지 않더라도 공원 문화유산지구 입장료 명목으로 돈을 징수했다.

노고단을 오르는 데는 전북 남원에서 육모정과 주천면을 지나는 길과, 구례읍에서 천은사 인근인 성삼재 주차장까지 가는 2가지 길이 있다.

천은사는 1987년부터 사찰 옆 도로를 지나는 등산객들에게 관람료(통행료)를 받았다. 1988년 지리산국립공원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지방도 861호선이 개통되면서 노고단을 오가는 차량 통행도 늘었다.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자 '문화재 관람료'라는 이름으로 요금을 따로 징수했는데 이후 관람료 징수가 부당하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등산객들은 "절을 관람하는 것이 아닌데 왜 돈을 내야 하느냐"며 사찰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가 허다했다.

구례군과 국립공원관리공단에도 민원이 줄을 이었고 2010년과 2015년에는 급기야 소송까지 제기됐다. 총 179명이 천은사를 상대로 통행방해금지 청구소송을 내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도로 부지 일부가 사찰 소유라 해도 지방도로는 일반인의 교통을 위해 제공된 시설”이라며 민원인들의 손을 들어줬다.

천은사 측은 법원 판결 이후에는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로 이름을 바꿔 성인 1인 기준 1600원을 계속 받았다.

사찰 측은 “도로 일부가 사찰 소유 사유지임에도 국가에서 무단으로 도로를 개설한 뒤 매입하지도, 이용료를 내지도 않아 무작정 입장료를 폐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종사자 11명·승려 16명이 상주하고 있고 노고단까지 가는 도중에 있는 암자들도 관리해야 해 입장료 수익을 대체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 전남도 관계자와 김순호 구례군수는 천은사와 본사인 화엄사 주지스님을 면담해 지역발전을 위한 합의점을 모색했다.

지리산 방문객들의 만족도 향상과 천년고찰의 원활한 운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환경부와 전남도, 구례군, 국립공원관리공단, 문화재청, 한국농어촌공사, 천은사, 화엄사 등 총 8개 기관이 머리를 맞댔다.

8개 기관은 입장료를 폐지하고 대신 천은사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내용으로 이견을 좁히고 지난 4월경 협약을 맺었다.

협약식 직후 천은사는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1천600원) 징수 매표소를 없앴다.

전남도는 사찰 소유 도로 매입방안을,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탐방로 정비 및 편의시설 개선사업을, 문화재청은 문화재 보수 방안 등을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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