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쇼크' 공포…고민 깊어진 한은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19-09-18 14: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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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폭등 일시적 상황…통화정책 영향 적어
미국 이란 갈등 고조시 상황 악화…예의주시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원유시설 2곳에 대한 드론(무인기) 공격과 관련, 생산 차질과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폭등했다. 기준금리 인하시기를 저울질 하던 한국은행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일본 수출규제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상존한 상황에서 오일쇼크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대외적인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내적으로는 동력을 잃은 경제성장률에 내수침체까지 'R(경기침체)의 공포' 확산도 가세하고 있어 경기부양의 부담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한은은 유가 상승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면서도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8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8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 달러) 뛴 62.90 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 9월 22일 15.7% 급등한 이후 11년새 가장 가파른 오름세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5시10분 배럴당 13.05%(7.86 달러) 상승한 68.08 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4일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의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의 원유 설비가 가동을 멈춘 데 따른 것이다. 사우디는 하루 평균 570만 배럴가량의 원유 생산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의 통화정책에 대한 고민도 더욱 깊어지는 대목이다.


하반기 들어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대 후반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물가가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0%대를 이어가자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때문에 한은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며 인하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한 한은이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두 명의 소수의견이 나온 만큼 10월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승하면 서둘러 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할 요인이 사라지게 된다.


더욱이 이번 사태로 미국과 이란간 군사적 긴장이 증폭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현재의 사우디 생산 감소가 향후 6주간 이어지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75 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는 군사적 충돌로까지 사태가 격화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 달러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국제유가 폭등이 단기간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우디산 원유는 대부분 최대 20년의 장기계약 형태로 도입하고 있고, 사우디 정부도 자체 비축유를 통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중앙은행들도 국제유가 폭등이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하 기조를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가 급등이 금리 결정에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급등에도 이달 17∼18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63.5%로 동결 전망보다 크게 우세한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는 "반면 이번 사건 이후 미국-이란 관계 악화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원유공급 차질 이슈가 악화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도 "한은의 경기부양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우선되고 있는 만큼 한은의 통화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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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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