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격화되는 시위에 亞금융허브 '흔들'… 싱가포르, 대체국가로 '급부상'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19-10-08 14: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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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홍콩 시위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대규모 시위가 4개월 가까이 계속되면서, 시위가 더욱 격화될 경우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또한 중국 도시들이 홍콩을 대체하긴 어렵고, 싱가포르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이로인한 혜택을 볼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8월 홍콩에서 30~4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싱가포르 비은행 금융권에 예치된 외화자금은 128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2% 증가했다. 또한 같은 기간 홍콩 은행들에서 인출된 자금 규모는 1110억 홍콩달러로, 홍콩달러예금은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한 6조8400억 홍콩달러를 기록했다고 홍콩 중앙은행인 홍콩 통화청은 밝혔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홍콩 시위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시기상 홍콩을 둘러싼 시위 때문에 투자자들이 자금을 투입하길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중국 도시들이 홍콩이 가지고 있던 금융허브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는만큼, 홍콩 시위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보다 글로벌 경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26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중국 시틱캐피털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장이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2일 미국 경제매체 CNBC 인터뷰에서 “홍콩이 시위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금융허브 지위를 상실할 수 있고 이는 재앙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싱가포르,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등으로 눈을 돌릴 수 있지만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도시들이 홍콩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CNBC ‘매드머니’ 진행자인 짐 크래머는 “중국 정부는 미중 무역분쟁보다 홍콩 시위를 더 걱정하고 있다”며 “홍콩 시위야말로 글로벌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이자 기업인들은 홍콩에 자금을 투자하는 대신 싱가포르와 같은 다른 국가를 새로운 '홍콩'으로 염두하는 분위기다.


미국 상공회의소 싱가포르 지부가 지난 8월 21~29일 싱가포르 기업인 1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80%)은 홍콩 시위가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또한 싱가포르와 홍콩 모두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인 중 22%는 홍콩에 투자한 자금을 빼내는 결정을 고려하고 있었고, 90% 이상은 투자를 대체할 국가로 싱가포르를 꼽았다.


이밖에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홍콩을 방문하려는 중국 관광객이 줄면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지난달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7월 싱가포르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전년동기대비(26만5998명) 46% 증가한 38만9219명이었고, 같은 기간 홍콩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440만 명에서 5.5% 줄어든 416만 명을 기록했다. 또한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도 비슷한 혜택을 누렸다.


한편,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분노를 인정하면서도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이 적극 개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하티르 총리는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 시민들의 송환법 반대가 옳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송환법 반대가 초래할 결과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다”며 “캐리람 장관에게는 사퇴가 최선책으로 보이며 중국은 결국 군대를 동원해 시위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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