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화 칼럼] 올바른 出世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기사승인 : 2019-10-10 10: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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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실은 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팀원은 ○○○ 주임입니다”, “이 아이디어는 ○○○이라는 친구가 제안한 것입니다. ○○○ 씨는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발상을 해내는 걸로 소문이 자자하지요”라며 인사권자에게 업무 보고를 할 때 후배의 유능함을 각인시킨다. 짤막한 휴식 시간이나 가벼운 술자리도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만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느닷없이 “우리 팀의 ○○○ 씨는 정말 훌륭한 친구입니다”라고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상대는 귀담아듣지 않는다. 일단은 부장 스스로 자신의 실적 자랑 담을 털어놓을 수 있게끔 편안한 분위기를 마련한다. 그리고 맞장구를 치면서 들어주다가 “요즘 과장 자네는 어떻게 지내나?” 하고 물어올 때가 바로 적기다.

『처세의 신, 著者다카기 고지』에서 ‘부하직원의 승진이 나의 정치력이다.’중에서 나온다. 업체 리크루트에서 6년 연속 톱 세일즈맨에 오르며 ‘전설의 영업 왕’으로 불렸던 저자는 올바른 처세란 무엇인지, 성공해서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준다. 진정한 처세란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아 ‘사람’을 얻고, 올바른 인간관계를 통해 ‘신뢰’를 쌓는 데 있다고 강조하며 이를 관계의 법칙으로 정리해 알려준다. 나 혼자 잘되자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내 주변 사람들과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처세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근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열 명 중 아홉(88.4%)은 현재 근무하는 회사에 사내 정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63.3%)이 사내 정치로 불이익을 받았다고 느낀다. 주로 ‘인사고과 불이익’, ‘인간관계 스트레스’, ‘조직 내 소외감’ 등이다. 나아가 순전히 실력만으로 올라갈 수 있는 자리는 부장(35.2%)·과장(24.6%)·차장(24.1%) 정도라고 말한다. 아무리 올라가봤자 부장이라는 얘기다. 또한 이는 회사에서 어느 정도 위치가 되면 ‘처세’를 시작해야 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출세’ 하면 당신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실력은 쥐뿔도 없는 사람이 입에 발린 아부와 함께 갖은 연줄을 총동원해 힘 있는 자의 꼬리에 악착같이 매달려 있는 모습? 못 배운 부모의 맹목적 뒷바라지에 힘입어 고시에 합격, 엄숙한 법복이나 고위공무원 배지를 달고 개천 위를 훨훨 나는 용의 모습? 부모 잘 만나 외국 명문대학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후 화려한 회전문을 통과하고 있는 재벌2세의 모습? 배신과 음모를 밥 먹듯 하며 선의의 경쟁자를 짓밟고 올라선 냉혈한의 비열한모습? 가진 거라곤 몸뚱어리 하나밖에 없는 독종의 자수성가한 모습?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풍경은 어떤가?

여전히 우리는 남다른 성공과 출세를 꿈꾼다. 더 높은 지위, 더 많은 연봉을 거머쥐기 위해 불철주야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다. 이상하지 않은가? 오늘날에도 성공과 출세의 꿈을 실현한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다. 그럼에도 출셋길을 향한 열망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뜨겁다. 그 이유는 뭘까? 『출세의 공식,著者우에무라 미츠노리』에서 알려준다. 글로벌 기업의 CEO부터 세계 1위 상품을 만드는 탁월한 중소기업의 사장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털어놓는 오늘날의 출세 공식은 과거의 그것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첫째, 학연, 지연, 혈연에 바탕 한 전통적 출세의 공식은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어졌다. 둘째, 살아남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시대에, 출세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발탁되지 않으면 생존조차 담보하기가 어려운 위기의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출세는 뜻하지 않게 주어지는 행운이나 보너스가 아니라 풍요한 삶을 지속하는 핵심 에너지인 것이다. 그렇다. 이것이 정답이다. 그런데 도덕적 정신 무장 없이 앞만 보며 출세를 위해 각종 편법과 거짓된 말 과 행동으로 출세(出世)를 한다면 비난 받게 된다. 최근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한 ‘이중인간’을 보면 불쌍하기 짝이 없다. 온 가족이 위장된 삶을 통해 일순간에 심판을 받게 되었다. 새삼 부메랑 같은 과거의 그의 SNS흔적이 더욱 국민을 공분(公憤)하게 했다. 결국, 욕심이 많으면 사망을 낳는다는 성경말씀이 기억난다. “출세했을 때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좋은 점은 세상을 각각의 가치대로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판단력이 생긴다는 것이다.”<프랭클린 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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