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통신]증권사 IB맨이 산은 인사에 절망한 이유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10-11 0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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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안영규가 돌아왔다.’


올해 1월 인사에서 KDB산업은행이 기업금융1실장으로 안영규 협업성장전략팀장을 발탁하자 증권사 투자은행(IB) 부서에서 나온 탄식이다.


안 실장이 5~6년 전 기업금융 쪽을 담당했을 때 ‘마이웨이’식으로 증권사 IB쪽과 거센 마찰을 일으킨 기억이 있어서다. 안 실장이 기업금융1실장을 맡은지 불과 10개월여 만에 IB쪽에서는 예상이 현실화됐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안 실장은 실장을 맡은 뒤 자본시장부문 발행시장실 아래에 있던 신디케이션팀을 네트워크금융단으로 이름을 바꿔 자신의 밑에 뒀다. 신디케이션은 여러 금융사로 구성된 대주단이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빌려주는 중장기 대출을 의미한다.


그런데 신디케이션은 경기부진으로 실적을 내기 어려워지자 안 실장은 인수금융업무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민간영역으로의 침범을 의미했고 기존 증권사와 은행의 원성이 자자한 상태다. 안 실장은 국책은행 특유의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했다. 자금조달에 유리하다보니 신디케이션에서 필수적인 대주단의 금리조정도 요구도 적었다.


안 실장은 산업은행에서 성주영 수석부행장과 여러 부서를 함께 옮겨 다니면서 인연을 쌓은 사이다. 성 수석부행장이 지원 아래 안 실장은 산업은행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성장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두산그룹의 밥캣 인수, 휠라코리아의 타이틀리스트 인수 등에 관여했다.


성 수석부행장의 ‘추천’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판을 짜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초 산업은행에서 할당된 실적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안 실장은 더욱 강하게 민간영역을 침범해야 하는 입장이다. 기업금융1실장은 부행장 승진을 앞둔 선임 실장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경쟁력의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서브원 인수금융 단독 주선, 글로벌 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KCFT(LS엠트론 동박·박막 사업부)의 채무재조정(리파이낸싱) 공동 주관 등 IB 입장에서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면서도 해외자본에 저금리로 자금을 대주는 이율배반적 행태도 보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마치 게임에서 우리가 사용하지 못하는 무기를 산업은행은 마음대로 쓰고 있는 셈”이라며 “산업은행이 민영화를 하지도 않으면서 공기업으로 안정성을 누리고 민간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마치 IBK기업은행이 고금리를 제시해 시중 자금을 다 빨아들이거나 주식시장에서 비싼 가격으로 주식을 다 사들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시장의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책은행의 역할을 공공부문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외 자본이나 대기업에 국민의 돈을 저금리로 퍼주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시장의 기능이 이미 충분히 성숙해 있는 영역에서는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축소시킬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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